▲ 원종성 취재부장

   “포럼(forum)은 로마시대 ‘광장’에서 유래됐다. 특정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토론하면서 합의와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게 포럼이었다.

  한국은 유난히 포럼문화에 취약하다. 단체 이름에 포럼을 남발하거나, 포럼행사도 주제가 아니라 사람 위주로 생각하고 기획한다.
  ‘포럼문화’의 주제가 사람위주로 생각한다는 건 그만큼 쓸데없는 인신공격이 심하고 사고방식이 굳어있다는 뜻으로 토론에는 신경 쓰지 않고 무조건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토론 상대자가 싫다는 이유로 갑자기 포럼참석을 취소하는 것은 포럼을 망치는 것이다.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의지와 분명하고 순수한 목적, 운영자금 조달 능력이 중요하죠. 행사 운영 시 패널 초청 조율과 참석자 통솔 등도 고민해야 하고 포럼주제를 선정할 때도 현재 화제가 되는 주제와 동떨어지면 곤란하다. 
  정치인이 결성한 포럼이 오래 못 가는 이유는 포럼의 목적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것 빼곤 별로 없기 때문이다. 배려 없는 토론과 자기 자랑에 가득 차는 건 결코 제대로 된 포럼이라 할 수 없다.
  공개토의라고도 하는 포럼에서 전문가의 발표 시간은 10~20분 정도 주어진다. 포럼은 심포지엄과 함께 전문가와 일반 참여자가 구분되는 비대칭적 토의이다.
  심포지엄이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데 비중을 둔다면, 포럼은 각자 다른 입장의 전문가가 공개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옹호하고 상대의 의견을 비판하면서 논박하는 데 비중을 둔다.
  포럼의 발표자가 전문적인 주장을 논리 있게 펴나갈수록 토의는 활기를 띤다. 일반 학교에서 학생이 포럼 발표자가 되려면 꼼꼼한 자료 조사로 전문가 수준의 이해와 숙고를 한 뒤 토의에 임해야 한다.
  간혹 포럼 행사장에서 마이크를 한 번 잡으면 절대 안 놓는 사람이 있다. 질문을 빙자해 자신의 이야기나 지식 자랑에만 몰두하는 게 대표적인데... 포럼 진행자가 패널이나 참석자에게 끌려 다니면 안 된다.
  포럼의 사회자는 전문가의 발언시간과 순서, 횟수를 조정하고 일반 참여자의 질문과 전문가를 연결시켜 토의 진행을 활발하게 만든다. 일반 참여자는 포럼의 진행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입장을 좀 더 명확하게 세울 수 있도록 준비하여 토론에 임해야 올바른 토론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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