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영상 건국대학교 교수

  지난 여름, 부산 해운대문화회관사거리에서 교통사고를 일으켜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란의 질주자가 뇌전증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그가 의식이 있었는지 발작을 했던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그가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을 수 있는 질병을 앓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대형 사고를 낼 수 있는 운전자들에 대해 허술한 국내 운전면허관리에도 문제가 있지만, 저혈당 쇼크와 같이 정신적 문제를 가진 환자가 4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렇듯 당뇨라는 질병은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켜 환자 자신을 서서히 무너뜨리기도 하지만, 저혈당 쇼크 등으로 인해 가족과 타인까지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라고 한다. 그런데 당뇨 환자가 2050년에는 600만명으로 증가할 것(질병관리본부 등)이고, 세계적으로도 6억4,200만명에 이를 것(국제당뇨연맹)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당뇨병 관련 질병으로 인해 지출된 건강보험 진료비는 1조8천억원에 이렀으며 이전 5년동안 33%가 증가하였다고 한다.  이제 당뇨병은 인류 공동의 문제이고 당뇨병의 치유와 관리 그리고 관련 산업은 미래 인류의 건강과 행복에 직결된 문제가 되고 있다. 더욱이 당뇨환자 대부분이 잘사는 선진국이 아닌 이제 조금씩 잘살기 시작하는 개발도상국에 있다고 한다. 어렵게 살던 시절보다 식생활 등이 풍요로워 지고, 도시화로 차량 등의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과영양화되는 몸을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질병이라고 생각할 때, 당뇨관련 치유와 관리를 선도하는 자에게는 미래 인류를 위한 새로운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당뇨관련 신 성장산업은 예방과 관리를 위한 식생활개선과 운동관련 산업과 의료관련 산업이 손꼽힐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산업들은 다시 바이오산업과 식의 학 및 의료관광산업으로 연결될 수 있다.  
  충청북도에서는 이러한 발전의 기회를 인식해서인지, 이미 바이오산업을 신성장산업 중 하나로 선정하고, 오송의 바이오밸리를 비롯하여 제천의 한방바이오, 괴산의 유기농식품, 옥천의 의료기기 등을 묶어 충북 바이오 벨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농.축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바이오산업은 전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추세이고 이들 1~2차 산업과 3차 산업과 결합시켜 6차 산업을 추구하고 있는 도시들도 많다. 
  좋은 아이디어와 정책은 많지만 경쟁력을 가지고 성공하는 정책은 많지 않다. 정책의 성공은 특성화와 토착화 그리고 지속적인 집행의지를 필요로 한다. 정책의 형성과정에서는 창의성이 있는 아이디어와 지역자원의 결합이 요구되고, 집행과정에서는 기다릴 줄 아는 꾸준한 인내력과 추진력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합의와 시민참여가 요구된다.
  지난해 충주시가 당뇨특화도시를 선언하고 세계적인 당뇨도시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키워왔다. 그런데 남들도 다하는 바이오산업이 단순히 기존의 농.축산업 활성화 수준의 육성정책이나 6차 산업화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확산추세에 있는 당뇨라는 특수성과 결합된 바이오산업은 참신한 정책아이디어로 보여진다.
  특히 이러한 특수성을 지역의 자원인 천혜의 자연환경과 지역기반의 농.축산업 그리고 지역 대학인 건국대학교의 바이오관련 연구역량과 건국대병원의 당뇨관련 의료 역량을 결합할 때 새로운 정책의 경쟁력과 성공가능성은 배가될 수 있다. 더욱이 6차 산업화 과정에서 4차인 정보.지식산업과 5차인 레져산업 등을 결합하여, 프로그램 개발을 통한 사이버 공간에서의 당뇨예방과 관리 사업을 전 세계로 확장해 나갈 수 있으며, 적극적인 치료를 위한 당뇨중심 의료 및 힐링 관광산업도 현실화할 수 있다. 현재, 중국의 당뇨인구가 1억명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이웃나라 사람들은 물론 중동지역 부호들도 유치할 수 있다. 이들도 육류중심의 전통적 식생활로 인해 평균수명이 짧고 각종 성인질환에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경제는 예측하기에 너무 어두워지고, 지역경제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더욱이 고령화로 인한 농촌사회 침체는 가속화되고 있다. 그리고 단순한 방식으로 추진되는 정책 사업은 경쟁력이 높을 수 없다.
  지금의 여러 가지 상황들이 지역의 미래에 대한 암담함과 위기의식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위기는 지혜롭게 준비하는 자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당뇨를 중심으로 하는 바이오산업이 충주의 미래를 위한 큰 기회로 보여진다. 지역자원과의 결합과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기회를 현실로 만드는 더욱 커다란 노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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