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황희.이정헌, 저희의 일터는 국립공원, 일감은 자연입니다.”우리는 야생동물 보호단입니다. 우리의 일터는 월악산국립공원이고, 우리의 일감은 월악산국립공원의 자연입니다. 월악산국립공에는 두명의 야생동물보호단이 일하고 있습니다.

  "야생동물보호단" 처음 듣는 분이 많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야생동물보호단은 국립공원에만 있는 독특한 직업이기 때문이지요. 야생동물보호단은 국립공원의 동물과 식물을 보호하고 조사하는  일을 주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월악산국립공원 곳곳을 누비며 동.식물을 조사하고 다니다 보면 남들이 격어 보지 못한 독특한 경험도 하게 됩니다. 몇 년전 봄 1,000고지 이상의 높이를 자랑하는 월악산국립공원 영봉일대의 솔나리를 조사하고 있을 때 맞은편 약 20m 거리에서 검은 형상의 이상한 동물 3마리가 지나가는 것이 우리 눈에 포착되었습니다. 
  너무나 빠른 이동에 우리는 실체를 제대로 파악할 수 가 없었고, 미지의 동물에 대한 궁금증과 야생동식물보호단 본연의 조사본능에 따라 전날의 산행 피로도 있고 바로 다음날 무선센스카메라를 설치하기 위해 영봉지역을 다시 올랐습니다. 
  무선센서카메라는 우리 야생동물보호단이 월악산국립공원에 살고 있는 동물을 촬영하기 위해 설치하는 장비로 적외선 센서로 동물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촬영하는 장비입니다.
  우리가 미지의 동물이 출현한 장소에 무인센서카메라를 설치하고 촬영된 영상을 확인하게 위해 몇날 며칠을 영봉을 오르고 또 오르던 어느날 드디어, 미지의 동물에 대한 실체를 파악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미지의 동물은 어미와 새끼 두 마리로 구성된 산양 무리였습니다. 그간 많은 조사를 통해 산양을 보아왔지만 이번처럼 자연에서 나고 자란 산양의 새끼를 촬영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영롱한 눈망울과 자그마한 몸집의 산양 새끼들은 무인센서카메라의 작은 액정화면에서도 앙증맞은 귀여운 모습을 보이면서도 월악산 자락을 마음껏 누비는 강인한 기품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감동은 말로는 설명 할 수가 없는 가슴 벅참 그 자체였습니다.
  이렇게, 우리들은 남들이 경험하지 못한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생동감을 직접 몸으로 접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저희 직업에 고마움을 느끼고 일하고 있습니다.
  때론 찜통 같은 더위에 길이 없는 산을 오르고, 한파에 살을 애는 듯한 바람을 맞으며 계곡을 조사하기도 하지만, 새끼 산양을 만날 수 있단 기대감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언제나 접할 수 있단 만족감에 힘든 줄도 모르고 오늘도 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우리가 근무 하고 있는 월악산국립공원은 3,221종의 다양한 생명이 살아고 있습니다. 산양, 수달, 왕제비꽃 등 멸종위기종만 30종이 살고 있는 우리나라 생태계 보고이자 국가의 자산입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월악산국립공원 야생생물보호단은 월악산국립공원에 살고 있는 국가의 자산이자, 여러분의 재산인 3,221종의 다양한 생명들이 아무런 위해 없는 안전한 공간에서 살아 갈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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