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영 상 (건국대학교 교수)

   우리 국민은 지난 12월 3일 역사상 최초로 232만개의 촛불을 들었고, 12월 9일 국회는 대통령 탄핵을 의결했다. 이는 역사상 5번째로 대통령 권한을 중단시킨 것이지만, 최초의 비폭력이자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최고 권력을 중단시킨 것이며, 진정한 절대 권력이 바로 국민임을 입증한 것이다.

  이제 우리는 촛불의 순수한 열정과 국민의 위대한 힘을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 국회의 탄핵 의결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이는 우리 모두가 진심으로 바라는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 시대의 절대 과제를 실천하는 과정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승리감에 도취하여 질주하거나 개인의 영달이나 정파의 이익을 위해 순수한 국민의 열정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 특검과 헌재의 올바르고 빠른 결정을 보장하고 어떠한 외압이나 영향력을 행사해서도 안 된다. 새로운 대한민국은 국민 모두의 올바르고 공정한 이해와 선택 속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쩌면 짧은 시간에 오랫동안 쌓여왔던 분노와 실망을 표출하였고, 이제는 영원한 희망과 미래를 가능한 한 짧은 시간 내에 얻고자 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는 보다 압축적인 노력과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가 촛불을 들었던 그 짧은 시간에도 KDI는 금년 4/4분기 경제성장률을 0%로 발표했고, IMF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2%로 낮추었다. 혼란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새로운 미래를 향한 걸음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촛불을 들기 전, 우리는 북한의 5차 핵실험과, 한반도 사드배치 문제, 중국의 태도 변화와 미국 대선의 결과 등 수많은 국내.외 문제들에 직면해 있었다. 특히 미국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는 미군 주둔비용 추가부담 요구, 북한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 등을 제기하였으며, 최근에는 제조업의 해외이전을 백지화하는 등 자국의 이익을 위한 보호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사실 미국이나 한국과 같이 제조업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경제활성화 정책에 대한 반응이 기대와는 다르게 나타난다. 국내 경기 진작을 위해 국내 수요를 증가시킨다고 하더라도 수요증가에 따른 생산증가와 고용창출이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이루어진다. 수요의 증가가 생산과 고용을 증가시키고 다시 수요가 증가되는 선순환의 구조 속에서 경기진작과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인데 그 고리가 끊어진 것이다.
  때문에 국내에서는 실업증가와 중산층 붕괴현상이 나타나고, 국가의 경제성장 정책이 국내 경제성장보다는 외국 경제에 기여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희생과 세계경제구조 속에서는 얻어진 기업의 이익이 국가와 국민 전체에게 돌아갈 수 있는 합리적인 분배구조가 필요하고, 사라진 일자리 찾기와 대응산업의 활성화도 해외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 우리는 오랜 정치사적 숙제를 해결하고 보다 진정한 민주주의로 거듭나는 고통의 순간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 순간 단지 정치적 문제의 해결에만 매몰되어 있기에는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위험요인들이 너무 급격히 다가오고 있다.
  한미관계의 미래는 물론 중국의 태도 변화와 한류와 같은 대응산업에 대한 압박, 미국의 자국보호주의로 인한 세계경제구조의 변화 등 더욱 심각하고 불확실한 상황이 예견되고 있으며, 5차 핵실험에 대한 새로운 대북제재결의안의 효과 또한 예측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러한 환경의 변화가 우리에게 결코 우호적이지만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경제의 해외의존도가 지극히 높은 상황에서 국가경쟁력을 회복하고 경제를 활성화시킬 방안 또한 세계의 경제구조 속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외교와 안보문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그동안 침체된 경제를 살리고, 세계화시대의 자주적 경쟁력을 갖춘,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대한민국을 창조하는 것은 물론 한반도 통일을 위한 기반을 조성해 나가기 위해 국민 모두의 합리적 노력과 이를 이끌 역량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훌륭한 리더는 국민 모두의 올바른 이해와 자유로운 선택 속에서만 탄생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자유로운 정치적 의사표현도 중요하고, 특검과 헌재의 빠르고 올바른 조사와 판단을 위한 환경의 조성도 필요하다.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역할과 선택이 그동안 우리가 겪었던 고통과 분노에 대한 보상, 우리가 표출했던 순수한 열정과 저력의 가치, 그리고 국가의 미래와 후손을 위한 토대의 마련에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우리는 무엇보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창조가 우리 모두의 몫임을 인식하고,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분명한 정치적 의사표현과 함께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올바르게 실천하는데 최선을 다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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