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사위기에 처한 괴산 연풍면 입석리 보호수 소나무. 윗부분이 누렇게 변색돼 있다.

   수령 200여년이 넘는 충북 괴산 입석마을 입구의 보호수가 고사위기에 처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은 지난 2012년 쓰러진 '천연기념물 290호 괴산 왕소나무'의 전철을 밟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 마을에는 지난 1996년 12월 30일 천연기념물 제383호로 지정된 '괴산 적석리 소나무'와 함께 오랜 세월 마을을 지켜온 '입석리 소나무'라 불리는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한 보호수 한 그루가 서 있다. 
 입석리 소나무는 지난 1982년 11월 16일 보호수 괴산 30호로 지정되었고, 지정될 당시 수령 170년, 나무높이 및 둘레 8미터, 2.8미터로 괴산군 연풍면 적석리 128-2번지에 소재했다. 
 지난해부터 소나무가 생기를 잃고 윗부분이 누렇게 변색되면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보호수가 포함되어 있는 밭을 산 제주도에 거주하는 토지주인이 평탄작업한다고 흙을 복토했다"며 "소나무 뿌리 윗부분까지 복토를 한 것이 배수에 악영항을 줘 소나무 고사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들의 항의로 소나무 뿌리 윗부분의 복토된 흙은 걷어냈다. 이후 소나무는 올해 여름에 생기를 되찾고 살아나는가 싶더니 다시 소나무 윗부분 잎이 누렇게 변했다"고 안타까워  했다.  
 또한 주민들은 "겨울에 제설을 위해 도로에 살포한 염화칼슘이 녹으면서 도로변 가까이에 있는 소나무 뿌리에 영향을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마을주민들은 수십여 차례 괴산군청을 항의 방문해 소나무가 푸르름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회생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구했다.
 괴산군 관계자는 "입석리 보호수 회복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쳤다"면서 "현재는 소나무에 수간주사를 놓았고, 내년 봄까지 소나무의 상태를 지켜본 후에 추가대책을 세울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한 주민은 "주민들에게 소중한 소나무를 내년까지 지켜보자는 괴산군청의 미온적 태도를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청천면의 '괴산 왕소나무'가 쓰러진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뼈있는 말을 남겼다. /원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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