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은군민들이 가격폭락에 교통사고까지 겹친 김응호 농가를 돕기 위해 양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보은신문 주현주 기자

   안개가 유난히 많은 지난 26일 새벽 5시 보은군민 100여 명이 부엌칼을 하나씩 들고 내북면 봉황리 마을로 하나 둘 모여들었다.

 이들은 마치 한판 싸움을 벌이려는 듯 부엌칼에 장화, 장갑으로 단단히 무장했다.
 보은군민들이 이렇게 모인 이유는 본보가 지난 8월22일자(1440호) 3면에 보도한  ‘가격 폭락으로 절망한 농부 살린 이웃집 며느리 사연’을 접하고 보은군자원봉사센터가 주축이돼 “밭에서 썩어가는 양배추를 그냥 바라볼 수 없다”며 sns를 통해 참여자를 모집해 모인 것이다.
 이날 새벽 5시부터 농가 돕기에 동참해 지원봉사센터(회장 박학순)를 비롯해 곰두리봉사대(회장 김기남)와 한 자녀 더 갖기 연합회 보은군지부(회장 고은자) 및 주민 등 100여명이 양배추 밭으로 달려왔다.
 현장에서는 보은군자원봉사센터 박학순 회장이 수확요령 및 안전교육과 주문이 접수된 개인이나 업체별로 출하량을 꼼꼼히 체크했다.
 양배추 농가 돕기에 참가한 이들은 틈실하게 여문 양배추 밑동을 자르고 파란껍데기를 벗겨내 하얀 속살이 나온 양배추를 망에 3개 포기씩 담았다.
 또 한쪽에서는 수확에 참석은 하지 못했지만 주문을 해준 곳에 배달하기 위해 승용차 앞뒤좌석은 물론 트렁크까지 열고 양배추로 가득 채워 떠났다.
 보은신문 보도 후 26일 현재까지 가격폭락에 교통사고를 당한 김응호 농민을 돕기 위해 보은군 주민자치연합회가 1100포기, 보은농협 300포기, 보은군부녀적십자봉사회 300포기, 보은군보건소 홍종란씨 10포기, 샘이나 미용실 50포기, 양샘김밥 10포기 구매를 약속했고 보은군자원봉사센터에서 50명이 일손돕기 지원, 우리마트가 생수 300병 지원, 보은군통합사회단체 박병준 회장이 일손돕기 및 음료수를 지원했다.
▲ 보은군민들이 가격폭락에 교통사고까지 겹친 김응호 농가를 돕기 위해 양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보은신문 주현주 기자
 
 보은군자원봉사센터 박학순 센터장은 “‘결초보은‘이란 말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닌 것 같다. 어려움에 처한 농민을 돕기 위한 발걸음이 새벽부터 밀려들고 있다”며 “수확에 동참해 주시고 구입을 약속하고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은 모든 보은군민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보도 후 “오늘 작업분까지 6000포기를 수확 판매했지만 아직도 3000포기 정도가 남았다”며 “마지막까지 군민들께서 적극 동참해 절망에 빠진 농민를 돕는데 십시일반으로 나서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부터 나서 봉황리 밭 양배추 수확은 모두 끝냈으며 1망(3포기)에 30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남은 3000포기에 대해서도 주문을 받고 있다.
 양배추 농가 돕기에 참여하실 분들은 자원봉사센터 박학순 회장(010-5458-2768)또는 김정인씨(010-5491-1004)나 김응호 농가(0108848-2168)로 문의하면 된다. /김승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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