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영하  기자

   “도시가 아무 일 없이 쥐 죽은 듯 조용한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충주가 발전을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며 ”성장을 위한 고통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업무추진과정에서 겪는 논란과 갈등을 슬기롭게 해결해주기 바란다“

 2017년 3월13일 현안업무 보고회 때 조길형 충주시장이 발언한 어록이다.

 그는 “도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당사자나 이해관계자 간 갈등도 생기고 논란도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 시장으로서 당연히 맞는 옳은 소리를 했다. 그런 그가 요즘 변했다. 변해도 너무 변했다. 눈에 띨 정도로 변해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
 아니 변한 것이 아니고 변질됐다. 원칙과 준법의식을 생명처럼 여긴 법대로 시장이 아닌 때에 따라 달라지는 팔색조 맘대로 시장이 됐다.
 그가 말한 대로 쥐 죽은 듯 조용한 도시는 죽은 도시나 다름없다. 평온한 도시와는 별개의 개념이다. 충주가 일정 인구를 늘려 자족형 도시로 발전하기 위한 시스템이라면 매일같이 다양한 의견들이 분출돼 봇물을 이루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모습이다.
 
    정치인의 최대 무기는 정직 그리고 소통, 통합의 리더십이 최선
 
  요즘 충주시청 분수광장에서는 한 달여 동안 거짓과 반칙, 위선과 가식, 불의에 맞서 사투를 벌이는 의로운 사람들이 외로운 투쟁이 지속되고 있다.
 이들은 바로 7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조길형 충주시장 퇴진시민운동본부(이하 퇴진운동본부)’이다. 
 “수안보 옛 한전연수원 무단 매입, 라이트월드 사태, 미술품관리부실, 상수도사업관련 공무원비리 등 수많은 불법과 비리로 얼룩진 충주시 행정난맥으로 지방자치가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시장으로 인정할 수 없으니 물러나라는 것이다. 듣기에 따라서는 그럴듯해 보인다. 임기 4년을 보장받은 선출직이니 그만두라고 난리쳐도 물러날 사람도 아니지만 그만 둘 필요도 없다.
 이들도 조 시장이 절대 물러날 사람이 아니란 것을 알면서도 투쟁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남들은 이들에게 바보라고 손가락질하며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들의 투쟁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여건이 주어진다면 적극 지지하는 연설이라도 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우선 지방자치 개막이래 충주지역사회에서 처음으로 자치단체장에 대한 퇴진운동이라는데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역대 어느 시장한테도 공개적으로 물러나라고 시민단체가 연대해 운동을 벌인 적이 없었다. 그만큼 시민들의 역량이 성숙했고 시민의식도 달라졌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반면 달라지기는커녕 자신이 한 말에 대해 거부하고 역행하는 자치단체장에 대한 시민들의 준엄함 심판이자 경고라는 것을 조 시장은 깨우쳐야 한다.
 특히, 그는 정치인의 최대 덕목이자 무기이며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정직과 도덕성을 한꺼번에 상실한 우를 범했다는 것을 절실히 느껴야한다.
 그들은 충주 발전과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쥐 죽은 듯 조용한 도시가 아닌 생명력 있고 역동하는 도시답게 민초들의 함성을 들려준 것뿐이다. 그러나 조 시장은 이마저도 외면하고 유치한 변명만 늘어놓았다.
 
    조길형 시장은 입이 열 개라도 진짜 할 말이 없다...
 
  퇴진운동본부 몇 가지 주장 가운데 옛 한국전력 수안보연수원 토지 및 건물을 충주시의회 공유재산관리계획 의결절차 없이 무단 매입한 것은 백번 잘못한 것이니 조 시장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게다가 라이트월드는 조 시장이 재선을 위한 프로젝트로서 심혈을 기울여 추진했다. 충주를 낮에는 꽃으로, 밤에는 빛으로 변신키를 원했지만 역부족이다.
 이 또한 결과론만 놓고 보면 누구의 잘못인가? 조 시장은 누가 뭐래도 이 사업을 선거에 적극 활용해 재선에 성공하는데 도움을 받았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동업관계로 출마한 충주시와 라이트월드는 자치단체장의 사업에 대한 그릇된 안목과 인식은 물론 소통 부재 등으로 인해 원수지간으로 바뀌었다.
 결정은 분명 조 시장 본인이 했다. 하지만 원인 제공은 라이트월드측에서 한 것 또한 사실이다. 상생이 아닌 결별을 선택한 이유가 뭔지 시민들은 대충 눈치 채고 있다. 
 2020년 4월 또는 2022년 6월 자신의 출세가도에 걸림돌을 제거하고 싶었기 때문 아니냐고 침묵하는 다수는 반문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그들 퇴진운동본부는 조 시장이 원하는 성장통을 겪는 동반자로서 방향은 서로 다를지언정 목표와 종착지는 하나일 수밖에 없다.
 왜 굳이 애써 서로 가슴이 아닌 등을 맞대고 벼랑 끝 전술을 펼치고 있는지 안타깝다.
 한마디로 조 시장은 먼저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화해를 시도해야 한다. 과정이야 지금 와서 따져본들 말짱 도루묵이고 사이다라도 마시면서 해결점을 찾기를 바란다.
 만약 서로 관계가 악화된다면 다음 카드는 주민소환제로 갈 수밖에 없다. 이미 그들은 앞서 선전포고를 했고 수순대로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조 시장은 앞으로 미래를 담보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 뻔하다.
 어느 날에는 국회의원 꿈도 또 다른 날에는 도지사를 꿈꾸며, 지낸 세월이 물거품처럼 신기루로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조 시장은 뼈저리게 느껴야 산다. 
 이들의 퇴진운동이 세가약해 미풍에 그칠지 모르나 후일 강풍으로 몰아쳐 정치적 운명을 맞을 고비가 올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시종 현 충북도지사가 2003년 12월 임기 2년 반 이상을 남겨 놓고 충주시장직을 팽개치고 국회의원으로 말을 갈아 탈 때 누구하나 반기라도 든 적이 없는 잠자는 충주가 아닌 깨어 있는 충주를 우린 원하고 있다.
 그때 충주시청 광장에서 상여를 지게에 매고 장송곡을 틀고 충주시장 영결식을 거행했던 내 모습이 재현된다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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