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영하 선임기자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법을 중시하는 원칙주의자는 이상론에 불과하다. 한 두번은 실수 또는 시행착오라고 관대한 아량을 베풀 수도 있다.

 하지만 알면서도 이행치 않고 관련법을 무시한 채 제멋대로 위법을 밥 먹듯이 저질렀다면 상습적인 범죄행위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옛 한국전력수안보연수원 무단 매입과 관련해 최근 충주시의회는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올 정도이다.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경찰 고위간부 출신 시장이 이끄는 충주시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믿기지 않는다.
 충주시가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 시행한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 30건 중 무려 29건에서 법령 위반 등 부적정한 행정처리가 드러났다고 시의회는 밝혔다.
 이 또한 전부 담당자의 단순한 착오에 의한 실수라고 변명할 것인가? 이 사안들도 국비사업이기 때문에 의회에서 당연히 의결처리해 줄 것이라고 조 시장은 굳게 믿고 있었는가? 결코  아니다.
 40억 원을 들인 성내동 주차장 부지와 건물 매입 건과 45억이 소요된 지현동 도시재생뉴딜사업 추진을 위해 매입한 땅과 건물 건도 수안보 건과 수법이 유사하다.
 이쯤 되면 실수가 아닌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법망을 피해 교묘하게 저지른 일탈행위임은 분명하다. 문제는 최종 결재권자인 조길형 시장의 인지 여부이다. 
 
야누스의 두 얼굴, 참모습이 궁금하다.
 
 이미 조 시장의 이중적 태도는 지난 5월 기자회견 때 민낯이 드러나 더 이상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똑똑하고 치밀하며 주도면밀한 리더가 추락하는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분명 부결된 것을 알면서도 모른채 수십억을 쉽게 결재했고 나중에 의회 승인 없이 무단 매입한 것을 듣고서도 부하들에게 해결토록 요구했다.
 전자는 조직기강해이와 지휘체계의 허술함을 그대로 보여준 단적인 예이고 후자는 책임회피와 관료주의에 물든 권위에 대한 도전은 용서치 않겠다는 일면을 보여준 것에 불과하다. 이것 또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쉬쉬하다 언론에 터지자마자 누구하나 책임지는 모습은커녕 서로 책임전가에 급급했다. 오죽하면 승진을 위해 충성을 다한 과장들도 국장시켜주면 나 몰라라 외면하는 것이 관례처럼 비쳐졌을까?
 한마디로 혼자만 열심히 하는 척 하더라도 국장들은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기에 시장이 죽던 말던 신경도 안쓰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실제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국장들이 적극 나서서 내 잘못이라고 애써 변명하며 해결할 노력조차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시장이 무능한 탓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는 겁(?) 없는 참모도 있다고  한다. 두말하면 잔소리겠지만 조 시장은 이미 시장으로서 한계를 보인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적극 지지하는 광팬들과 시혜를 입은 팬 클럽회원 및 통합당원들은 당연히 내편이니 잘한다고 할 수밖에 없겠지. 그러나 침묵하는 다수 특히, 민주당 지지자들이 아닌 깨어 있는 시민들은 결단을 촉구한다.
 아직도 임기가 2년이 남았는데 옷 벗고 내려오라고 가혹한 주문을 하기엔 무리라면 할려면 제대로 하고 진짜 억지로 하고 있다면 그만두고 내려오라고 요구하겠다. 이것도 원치 않으면 곁에 제대로 된 참모라도 두고 쓴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권한다.
 또한 이번 기회에 조직기강 다잡기 위해 신상필벌 원칙대로 책임자는 반드시 문책토록 하라는 것이 지상명령이다.
 
한번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는 것은 가전제품 뿐만은 아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2014년 윤진식 국회의원께서 실수 아닌 실수를 하신 것이 분명 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일지언정 조길형 선수는 시장후보가 아닌 국회의원 후보로 내보내는 것이 더  적격였다는 사실이다.
 그는 시장보단 금배지가 어울리고 체질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가 그렇다. 본인도 국회의원을 원했고. 앞서 또 다른 실수라면 내 욕심인지 모르나 2011년 충주시장 재선거 때 이종배 행안부 제2차관이 아닌 김호복 전 충주시장을 공천주는 것이 마땅했다는 것이다.
 충주의 잘못된 두 번째 역사의 시작이었다. 그로 인해 낙하산 공천이면 다 충주는 무조건  당선이란 폐해가 만들어졌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너무  쉽게 충주시장과 국회의원이란 자리를 거머쥐었다는 점이다. 그 때문이지는 모르나 관료사회에 물든 권위의식이 대단한 것도 똑같다.
 의회 경시풍조나 눈엣가시 같은 바른 말하는 시민은 안중에도 없는 경멸하는 태도와 거만한  자세는 태생적인 한계인 조직문화에 기인한 병폐라는 생각이 든다.
 툭하면 법대로 처리하라는 고압적인 자세도 어쩜 그리 같은지... 게다가 언론편애는 쏙 빼 닳았다.
 이종배  의원은 한수 더 떠 지난 총선 기사와 관련해 언론중재위에 제소한 것도 부족해 본보에 1억2천만 원, 미술품 사건을 보도한 인터넷신문에 5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승자이면서 지역 국회의원이 지역신문에 대한 행위치고는 치졸하다 못해 금배지가 부끄러울  정도이다. 차마 언론중재위에서 이 의원 측에  말한 것은 논하지 않겠다.
 중요한 것은 조 시장이던 이 의원이던 간에 그 자리가 영원한 것도 아니고 때가되면 내려오는 것이 순리이니 제발 겸손하고 시민알기를 하늘같이 여기라는 사실이다.
 운이 좋아 편히 당선된 만큼 운이 다하면 임기 전이라도 옷을 벗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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