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환 정치부 부장

   봄이 오는 길목에서 문득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돈은 좀 덜 벌더라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인생에서 가치 있는 일을 선택하라' 맞는 말이다. 다시 말해 물질의 노예로 살기위해 인간성마저 유린하지 말고 사람이 사람답게 자기가 좋아하는 가치 있는 일을 위해 명예롭게 사는 길을 추구하라는 뜻일 것이다.
  요즘 충주시의회 민주당소속 일부 의원들이 추석 선물을 가장해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의 사건을 바라보면 새봄과 함께 깃든 희망보단 절망이 앞선다.
  겉으로는 충주시민의 대변자이자 선량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히 하는 척 해놓고 뒤로는 시정잡배보다도 못한 구린내 나는 추한 짓을 서슴없이 감행했기 때문이란다.
  한술 더 떠 엊그제에는 대보름맞이 시장 장보기행사 명목으로 버젓이 얼굴을 내밀고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역시 3류 정치인 지망생들다운 뻔뻔함의 극치를 엿볼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스런것은 뇌물사건에 연루돼 지방경찰청에 불려 다닌 일부 의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태양광 업자로부터 뇌물수수 의혹 사건으로 곤혹을 치른 천명숙 충주시의회 의장부터 시작해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몇몇 의원들 모두 이순의 나이를 넘었다.
  이순(耳順)이란 세상의 어떤 소리를 들어도 크게 놀라지 않는 경지를 말하는 나이 즉 예순 살을 말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는 제2인생의 도전과 포용 젊은 세대와의 화합 가운데 세상을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을 갖는 나이를 뜻한다.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의 말을 귀담아 듣는 것이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이 나이가 되면 내 말을 하기 보단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지혜로움이 필요한 때이다.
  특히, 상대의 말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내용은 물론 그 내면에서 알려주는 동기나 정서에 귀를 기울여 듣고 이해된 바를 상대방에게 피드백해주는 경청의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천명숙 의장을 비롯해 대다수 의원들은 듣기는커녕 유창한 언변으로 치적내세우기가 기본이다.
  이처럼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 듣기보단 외면함으로서 불통 가운데 독선과 독주 독식으로 치닫다 끝내 추락하는 정치인의 최후를 우린 늘 안타깝게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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