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충주 주덕읍 이장들과 대동계장이 장례식장 반대 집회에 참석해 삭발하고 결의를 다졌다. /김승동 기자

 주덕읍 주민들, 11일 병원 앞에서 집회열고 장례식장 철회 강력요구

[중원신문]김승동 기자=  충주시 주덕읍 주민들이 지역도심에 위치한 송원요양병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장례식장 운영에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지역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주덕읍 주민들은 송원요양병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병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장례식장을 즉각 중단하고 이사장은 주민들에게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주민들은 '장례식장 설치 철회하라', '김종순 이사장은 주민 의견 반영하라' ‘2년 전 약속을 이행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장을 가득 메웠다.
 주덕읍 이장협의회(회장 이상삼)는 “송원요양병원 측이 2년 전 주민에게 장례식장을 운영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약속했다”면서 “그러나 최근 병원이 장례식장 신고 절차를 진행하면서도 주민의견은 단 한 차례도 듣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다른 주민은 “주민을 속이면서까지 장례식장을 몰래 추진한 의도가 뭐냐”며 “사업체를 8개나 가진 병원 이사장이 돈에 눈이 멀어 주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이장들과 대동계장 등 주민 5명은 삭발을 단행하면서 장례식장 반대 결의를 다졌으며, 집회에 참여한 주민들은 평화를 상징하는 종이비행기를 병원쪽으로 날리면서 상생의 대화를 촉구했다.
 
“매일 곡소리를 들으며 밥 먹을 수 있겠냐...”
 
▲ 11일 충주 주덕읍 주민들이 자신의 집 바로 옆에 장례식장이 운영되면 '어떻게 사느냐'며 울부짖고 있다. /김승동 기자
 
  이날 장례식장 건물 바로 옆에 사는 한 주민은 마이크를 들고 “창문 밖에서 매일 곡소리를 들으면서 어떻게 살 수 있겠냐”면서 “”너희들 집앞에다 장례식장을 차리라“고 울부짖었다.
 주민들의 의하면, 송원요양병원은 2년 전 시설 확장 공사를 시작하며 영안실도 설계에 포함해 주민 반발을 샀다.
 그러자 병원 측은 설계를 변경해 영안실을 빼고 장례식장을 운영하지 않겠다고 주민에게 약속했다.
 실제 병원 측은 처음에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병상을 늘리는 것으로 공사를 진행했는데, 지상 5층으로 증축하며 지하층을 영안실로 변경했다. 건물이 완공되자 병원 측은 지난달 15일 충북도에 장례식장을 내용으로 하는 부대사업 개설신고를 했다.
 이후 충주시에 장례식장 영업신고를 했는데 시는 장례식장 물품 비치가 미비하다며 보완을 요구한 상태다.
 이 소식을 들은 주민은 지난 4일 병원 이사장과 만나 계획 철회를 요구했는데 이사장은 끝내 답변을 주지 않았다. 결국 주민들은 이날 집회를 열고 장례식장 운영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혔고, 시장 면담과 릴레이 1인 시위 등으로 장례식장 운영을 저지하기로 결의했다.
 해당마을 이장은 집회에 앞서 “병원이사장은 주민은 손톱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주민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하며 울분을 토로했다.
 주덕읍사무소관계자도 “장례식장을 찬성하는 주민도 있지만, 장례식장위치가 읍내 중앙에서 떨어진 외곽에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라고 밝혀 부정적인 느낌을 주었다.
 한편, 병원 관계자는 “지역에서 매월 20여분의 노인들이 저세상으로 가는데 지역에 장례식장이 있으면, 가시는 길이 더욱 편하시고 자손들도 더욱 정성것 모시게 될 것이다”면서 그동안 병원이 걸어온 상황만 열거해 주민들로부터 질타를 받자, “지역주민들과의 상생방안을 찾아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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