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 한 가운데 전주가 서 있어 농민들이 농업경영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중원신문]김선길 기자=  농사철이 다가와 모내기를 해야 할 시기인데도 충북 괴산 몽촌지구 대구획 경지정리사업 대상의 한 논둑이 무너지고, 농지에 전봇대가 그대로 놓여 있어 농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몽촌지구 대구획경지정리사업은 괴산군이 2018년 농어촌공사 괴산증평지사와 위수탁 시행 계약을 맺고 소수면 몽촌리, 소암리, 고마리 일원에서 4,710백만원(국비3,768백만원, 도비471백만원, 군비471백만원)을 들여 76.37ha 경지정리 사업이다.
 지난 5월 22일 본지에서 몽촌지구 경지정리 현장을 찾아보니, 농민 A씨는 "논둑은 지난 2020년 10월 달에 한 차례 무너졌다"면서 "당시 벼가 익을 때라 몽촌지구 경지정리사업단 S건설(이하 사업단)의 관계자가 '벼를 못 베니까 봄에 논둑 보수를 해 준다'는 말만 믿고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단에서는 겨울 동절기에는 공사가 중지돼서 못해준다고 하고 3월 농사철이 되니까 대충 흙만 채워 준 논둑이 다시 무너졌다"고 불만을 성토했다.
 A씨는 논둑이 무너진 부분이 물이 조금씩 나는 곳이라 자갈과 유공관을 채워 맹암거 공사를 진행해야 논둑이 재차 무너지지 않는다고 요구했다고 한다.
 A씨는 "농촌 사람을 무시해도 너무 무시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시골 사람이라고 너무 깔보는 것 같다"면서 "본인들 말로 전주대의 공사비가 1억 넘게 책정돼 있다면서 이제 와서 못해주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 충북 괴산 몽촌지구 대구획 경지정리사업 대상의 한 논둑이 무너져 농민들이 애를 먹고 있다
 
 하지만 경지정리사업단에서는 공사를 해 주겠다는 말만 하고 임시복구만 하고 제대로 된 맹암거 공사가 차일피일 미뤄졌다고 A씨는 주장했다.
 아래 논둑에는 거의 다 말뚝을 박고 보강을 제대로 해 둑이 무너지지 않았는데 자신의 논둑에는 말뚝을 박지 않아 논둑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농민 B씨는 "농경정리가 된 논에 전봇대가 그대로 서 있어 농사를 짓는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라며 전봇대를 농지 가에로 옮겨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봇대는 여기 한 곳 뿐만 아니라 여러 곳의 전봇대가 그대로 방치돼 있다"고 덧붙였다.
 24일 농어촌공사 괴산증평지사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논둑이 무너지는 것은 알고 있었다. 몽촌지구 안골마을의 맹암거 공사는 임시복구를 했다"면서 "향후 지켜보면서 제대로 된 맹암거 공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논 가운데 전봇대는 갈수기에 물이 부족하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지하관정의 물이 필요하다는 농민들의 요구에 의해 그대로 놔뒀다"고 해명하면서 "다시 현황을 파악해 제대로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괴산군청 관계자는 "괴산군에서 위탁사업으로 농어촌공사에 맡긴 것은 맞으나 몽촌지구 경지정리하는 과정에서 농민들의 민원이 있는지는 파악을 못했다"면서 "연락해서 조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지정리사업이란 가뭄이 매년 반복돼 농업용수 부족 현상을 해결하고 차량접근성이 불량해 농업영위가 불편한 농민들을 위한 사업인데, 관리 감독기관에서 손을 놓지 말고 농민들의 애로사항과 시름을 거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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