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건물 제가 가 보니까 지금 저렀습니다. 물은 계속 외부에서 퍼내도 퍼내도 계속 스며들고 있고요. 아까 기둥사진을 보셨지만 지하에 주 기둥인데 지하상태가 저렇습니다. 저희가 지난 번 들어가 보지 못했던 곳에 사진입니다.

 제가 수 십장을 찍어 왔는데 일부만 보여 드리면.. 다음 사진 보여 주세요. 기둥이 저렇게 부식이 돼서 이렇게 노출되고 손으로 저 콘크리트 건들기만 해도 부서지더라구요. 엄청 심각한 상황인 것입니다.
 그리고 용역사 말로는 자기네들도 이 거 조사할 때 무너질까봐 불안해서 정말 위험을 감수하고 용역을 진행했다 이런 말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게 시장님 말씀대로 신축을 가야된다? 라고 주장을 하고 있는 것 이구요.
 헌데 이런 진행상황에 대해서 좀 더 솔직했으면 좋겠다. 라는 그런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그런데 그 분들이 얼마 전 저를 찾아와서 그런 얘기를 하더라구요. 시장님께서 전 건물주가 제출한 보고서는 씨 등급이었는데 이게 만약에 지금 정밀안전진단이나 이걸 했을 때 씨가 아닌 다른 상이한게 나오면 중대한 문제로 인식해서 매입에 관해서 원인무효소송을 하겠다, 이런 말을 하신 적이 있다고 하는 데 그게 사실인가요?”
 
 지난 4월 13일 충주시의회 제255회 임시회 2차 본회의 때 민주당 소속 조중근 의원이 한 시정 질문 내용 중 일부이다.(편의상 필요한 부분만 발췌했고 의도적으로 짜깁기한 것은 아님을 밝힌다.)
 
이에 대해 조길형 충주시장은 이렇게 답변했다.
 
  “그런 말 한 기억은 없구요. 제가 무슨 소송을 하겠습니까? 예 좀 가려서 만나시고 가려서 얘기 들으시기 바라구요. 특히 의회에서 말을 전달할 때는 잘 확인해서 해주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그는 “저 한전연수원 매입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 데 할 말은 많습니다마는 가슴에 묻어 두겠습니다”라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조 시장님 가슴에 묻기 보단 하실 일이 태산같이 남았는데...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작년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자마자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힌 적이 있었다.
 이른바 의회 패싱 논란이다. 충주시가 수안보도시재생뉴딜사업 편입 토지 관련해 옛 수안보한전연수원을 의회승인 없이 무단 매입한 것을 최초로 폭로한 장본인이 바로 조중근 의원이다.
 급기야 조 시장은 지난해 5월 18일 오전에 머리를 숙이고 공식사과까지 했다. 공유재산관리계획 의결 없이 시가 일방적으로 한 개인의 토지를 무단 매입한 것은 분명 잘못한 것에 대한 사과였다.
 특혜 시비는 차치하고 문제는? 처음부터 쓸모없는 건물인 줄 알았다면 충주시나 의회가 무리수를 두며 건물을 매입하기 위해 온갖 애를 쓰며 매달렸을까 하는 의문이다.
 심지어 의회에서는 특위까지 구성해 문제를 지적해 놓고 지금 와서는 위험한 건물이니 철거하고 신축해야한다고 열을 올리고 있다.
 우선 수안보도시재생뉴딜협의체 추진위원회는 애초 이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해서 사용할 목적으로 국토부에 사업신청을 했다.
 조 의원 말대로 위험하기 짝이 없는 노후 건물인 것은 이곳 주민들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더욱이 건물 소유자가 사업을 목적으로 구입했다 힘들다는 판단이 서 방치해 놓은 건물을 앞뒤 가리지 않고 매입을 서둘렀다.
수안보 주민들 입장에선 지역경제 활성화와 상권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충주시와 충주시의회는 신중에 더 신중을 기해야만 했다. 당시 매입 가격에 대한 논란도 끊이질 않았지만 구태여 지금 다시 논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감정평가 법인 두 곳을 선택해 평균 산출한 결과를 토대로 했는지 궁금할 뿐이다.
 특히,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9조(대상물건의 변경에 따른 평가) 2항을 보면 공익사업의 계획이 변경됨에 따라 대상물건의 일부가 보상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에는 그 내용을 지체없이 그 대상물건의 소유자 등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이 경우 이미 보상계약이 체결된 때에는 지체 없이 그 계약을 해지하거나 변경하고 그에 따른 보상액의 환수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경우에 해당하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해 충주시청 회계과 재산관리담당한테 문의해보니 도시재생과 소관이라 모른다고 답변했다. 토지 건물 매입 업무는 회계과 일이 맞는데....
 중요한 것은 이 건물을 매입할 때 이같이 쓸모도 없고 헐고 신축할 정도라면 리모델링 거론하며 매입할려고 했을까 하는 점이다.
 특히, 의회 사전 승인절차 없이 매입한 건물인 것을 뻔히 알면서도 현장 확인 없이 뒤늦게 형식적인 승인에 선뜩 나선 의회는 누굴 위해 존재하는가?
 조 의원의 지적대로 이런 위험한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사용하겠다고 덩달아 춤춘 충주시도 잘못이지만 이를 방관한 의회는 유명무실한가?
 게다가 늑장 대응에 부산을 떠는 의회도 책임을 통감해야 하지만 남의 일처럼 뒷짐만 지고 있던 담당 공무원들 언제까지 떠주는 밥만 먹을 요량인가? 앞서 소개한 두 사람의 대화를 살펴보면 조 의원은 의회는 책임이 없는 것처럼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고 조 시장 역시 남의 탓을 하고 있다.
 
충주시민은 바보가 아니야, 대시민사기극 이젠 약발 안 먹혀
 
  이들의 대화에는 충주시민은 안중에도 없다. 최소한 쓸모없는 건물을 매입한 것에 대해 이유 불문하고 대 시민사과를 하는 것이 마땅했다.
 더욱이 조 시장은 지난해 의회 패싱과 관련해 대시민 사과를 한 적이 있는 만큼 더욱 이 사업에 대해 신중했어야만 했다. 애초 계획과는 달리 건물을 철거하면 철거 비용은 누가 지출할 것인가? 조길형 아니면 조중근? 결국 충주시민 혈세이다.
 또한 건물을 신축하면 신축비용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계획과는 달리 크게 효용가치가 없는 건물을 매입했다면, 적정한 가격을 주고 산 것인지도 곱씹어 볼 필요도 있다.
 더욱이 두 사람 대화를 들어보면 집행부와 의회 간 소통은커녕 불신이 팽배한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특히, 조 시장은 의회뿐만 아니라 수안보한전연수원 매입과 관련한 주변인들에 대한 유익하지 않은 중요 정보를 알고 있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그것이 사실이던 아니던 간에 아주 위험한 발상을 하는 자체가 시장으로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정중히 권면한다.
 결과론이지만 충주시가 이 건물을 매입한 것은 크게 잘한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최선이 아닌 차선책으로 리모델링이 아닌 신축으로 가닥을 잡았다면 최소한 충주시민께 소상히 알릴 필요가 있다.
 수안보면 주민뿐 아니라 충주시민 누구나 시장이 하는 일에 대해 공감할 수 있도록 소통행정의 기본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시장은 의원 앞에서 큰소리치기보단 사전 충분히 정보를 공유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인정하고 의회 경시풍조 자세부터 고쳐야 한다.
 의원들도 무조건 집행부에 대한 질책보단 현장 확인을 위해 발로 뛰는 의원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이젠 충주시민도 바보가 아니라서 절대 속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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