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음

 [중원신문]조영하 기자=  충주시의회 제8대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일부 동료의원들한테 용돈을 빙자해 금품을 제공했다고 고백한 민주당 소속 안희균 의원이 말을 완전히 바꿨다.

 궁지에 몰리자 살기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자구책이라고 위로하기엔 그의 막장인생을 보는 것 같다.
 입에 담기도 힘들 정도로 K선배 의원을 욕 한 거는 홧김에 분풀이했다고 치자. 막내 동생 같고 아들 같은 독수리 5형제들한테는 뭐라고 변명을 할 것인가.
 고작 생각한 것이 취중에 헛소리했고 기자가 소설을 썼다고 애써 변명으로 빠져나가기를 원하는가?
 
맨 정신에 떠든 것도 술 마시고 허튼 소리였나, 대답 좀 하시게!
 
  동네 후배인 시골서장 경무관 승진위해 수천만 원을 사용했다는 것도 술 마시고 한 소리인가?
 같은 당 이회수 의원이 작년 추석 때 B농장으로부터 손경수 의원 통해 받은 홍삼세트 선물 안에 3백만 원이 들어있었다고 이야기한 것은 맨 정신 아니었는가?
 이 같은 사실을 모 의원과 친구사이인 중원농협동량지점 L씨에게 털어놓았다고 전해줄 때는 분명 술 한 잔도 안마셨는데 이는 어떻게 해명할까?
 의원들 대부분이 B농장 로비로 인해 천명숙 현 의장 측에 다 넘어갔고 이를 잘 아는 의원이 곽명환 의원이었다고 말한 것도 술 마시고 한 것인가?    지난 5월18일 안 의원 사업장에서 본보 대표에게 B농장이 의장선거에 개입해서 천명숙 의원에게 다수의 의원들이 넘어간 것을 곽명환 의원이 잘 알고 있으니 곽 의원에게 물어보라고 한 사실도 있다. 
 의장 당선을 위해 3천만 원을 쓸려고 한 것을 수사관한테 말한 것은 제 정신이었나? 
 B농장으로부터 작년에 받은 3백만 원 뇌물 돌려줄 때도 취중에 한 행동 아니었을까?
 결국 지금까지 기자한테 전한 팩트는 취중에 한 것이라고 뭉개면 누가 면죄부를 준다고 생각하나?
 
녹음의 달인은 아니지만 충주시장 두 분 권좌에서 물러났다
 
  지난 23일 오후 충북경찰청 반부패수사팀에 이 사안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담당 수사관은 진술을 마친 후 구체적인 증거 자료가 있는지 물었다. 녹음 파일은 없다고 했다. 통화내역과 취재수첩은 후일 제출하겠다고 했다. 녹음하면 내겐 트라우마 같은 기억이 내재돼 있다.
 충주사람들 치곤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현직 충주시장 두 분의 운명을 바꿔놓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녹음기이다.
 한창 잘 나갈 때는 2개 정도는 필히 가지고 다녔다. 지금은 녹음기 파는 곳도 드물지만 휴대폰 녹음 기능이 워낙 뛰어나 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안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불출마한다고 했다.
 다른 의원들 특히 독수리 5형제를 비롯해 다른 의원들은 공천을 못 받아 출마가 좌절되기 전에는 전부 출마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들 중에는 내 오랜 친구도 있고 집안 조카도 있고 처음 만났을 때 왜 시의원이 되고 싶냐 물었을 때 도의원을 거쳐 충주시장이 꿈이 라고 말한 당돌한 의원도 있다.
 특히, 내가 힘들 때 좋은 벗 역할을 해 준 어른 같은 의원도 있다. 독자들은 새삼스럽게 웬 녹음기 타령이며 뭔 자랑이라고 시장 낙마사건을 들 먹이냐고 짜증을 낼 수도 있다.
 2005년과 2010년 사건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오명을 뒤집어쓰고 사는데 환갑을 넘긴 이 나이에 또 누굴 제물로 삼을 수는 없지 않은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신들의 잘못으로 벌어진 일인데도 마치 내 탓으로만 돌린 두 사건을 보면서 고향에서 기자 생활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흔히 기자한테 주는 제보의 성격은 공익가치가 있는 것이던지, 아니면 개인적인 이해관계의 충돌이 대부분이다.
 초년 시절에는 겁도 없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뛰어다녀 구속 사건을 취재한 것이 우쭐해보였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느낀 것은 인간성 회복을 위한 성찰이란 화두에 직면해 있다.
 얼마 전 어느 정당인과 통화할 때 사전 동의도 구하지 않은 녹음파일이 보관돼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하긴 두 사람 간 통화할 때 무슨 동의를 구하고 녹음을 하겠는가? 당사자들끼리 녹음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도 아닐 것 같은데... 나랑 신문사에서 팀플레이를 즐겨하는 K부장은 내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정도로 사물을 꿰뚫어 보는 직관력이 뛰어나다.
 
녹음 파일 존재에 대해 묻지도 말고 알려고 하지도 말라
 
  충북경찰청 참고인 조사를 받기 전 K기자는 내게 몇 번씩 되풀이 하면서 묻곤 했다. “지난 4월 2일과 5월 15일 안 의원 만났을 때 녹음한 파일 다 넘겨주고 올 것인지. 그동안 통화 녹음한 것 잘 보관해 놓았지요.”
 나는 그 때마다 아무 것도 가진 것도 없고 줄 것도 없지만 주고 싶은 마음도 솔직히 없다고 했다. 큰 사업하는 사람도 아니면서 쓸데없이 휴대폰을 2개 사용하고 있다.
 시쳇말로 신문사 기자 명함에 있는 번호와 사적 용도로 쓰는 거 따로 2개가 맞다. 그날 하늘이 무너져도 형 성격상 중요한 자리에서 녹음을 안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없다고 해도 안 믿는다.
틀림없이 녹음한 파일을 제3자한테 보관해 놓고 때를 기다리고 있을 것 이라고 K기자는 입버릇처럼 노래를 한다.
 안희균 의원과 민주당 일부 의원들한테 정중히 부탁을 드린다. 녹음 파일 존재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내년 충주지역 지방선거 망치기 전에 일신의 면모를 갖추길 바란다.
  환골탈태하라는 것이다. 잘못한 것은 인정하고 묻어 줄 것은 빨리 정리하고 달라지라는 것이다. 수사를 하던 안 하던 기자의 소관업무도 아니고 지켜볼 뿐이다.
 두 번 다시 녹음 파일로 인한 충격을 받고 싶지도 않고 나 때문에 누가 영어의 몸이 되는 것도 원치도 않는다.
 청주지방검찰청충주지청이 이번에 새로운 수장 체제로 바뀌었지만 우린 그동안 할 일을 다 했으므로 특히 해 줄 일이 없을 것 같다. 취중에 실언한 것으로 적당히 넘어가기를 바라는 안 의원과 거기에 빌붙어 사건 은폐를 시도한 몇몇 의원들 소탐대실하는  우를 범하지 마세요. 아직 기자와의 진검승부는 시작도 안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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