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이솝우화 캡쳐]

 [중원신문] 조영하 기자=  이솝우화에서 생쥐들이 고양이에게 자주 잡혀가자 생쥐들은 고양이 목에다 방울을 달아 놓으면 고양이가 움직일 때마다 방울 소리가 날 것이므로 자기들이 미리 피할 수 있다는 묘안을 짜냈다. 

 생쥐들은 모두 좋은 생각이라고 감탄하며 기뻐했다. 그때 한 구석에 앉아 있던 늙은 쥐가 “누가 고양이에게 가서 그 목에다 방울을 달 것인가?” 라고 물었다. 그러나 방울을 달겠다고 나서는 쥐는 아무도 없었다.
 결국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묘안은 실행되지 못한 채 말 그대로 탁상공론으로 끝나고 말았다.
 분명 생쥐들이 전부 살 수 있는 방법인 것처럼 의견은 모아졌다. 문제는 이를 해결키 위해 희생을 감수할 생쥐는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 우화를 소개한 이유는 충주시의회 민주당소속 일부의원들이 두 차례에 걸쳐 저지른 비리 연루 의혹과 흡사 닮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B농장으로부터 조례제정을 막아달라는 부탁 등으로 시작된 금품수수 사건은 충북경찰청이 혐의 없음으로 결론을 내렸다.
 올해 초 불거진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의장 당선목적으로 용돈을 빙자해 금품을 제공한 사건 또한 당사자인 안희균 의원이 말을 바꿨다.
 역시 돈을 받은 동료 의원들도 이를 강력 부인했다. 이쯤 되면 대한민국 그중에서도 충주에서는 정치할 만하지 않겠는가?
 돈을 받은 사람이 받았다고 주변에 떠들었어도 수사기관은 애써 외면하고, 돈을 제공한 사람이 구체적으로 털어놓은 것까지도 때를 놓쳐 전부 도망가게 해주고 있으니 얼마나 좋은 곳인가?
 심지어 경찰의 꽃이라 불리는 총경 때 경무관 승진시키기 위해 자신이 특정 경찰간부에게 수천만 원을 줬다고 자랑한 것도 경찰은 모른 척 할 정도로 제 식구 감싸고 있으니까.
 목적을 위해 수단을 정당화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성취만을 위해 마구잡이로 의정활동을 펼치는 이들의 천국은 바로 충주시의회가 아닐까?
 
                   정치인에게 워딩과 타이밍은 엄청 중요, 옹고집 때문에 정치 망쳐
 
  요즘 대권 예비주자들을 논하면서 한 유명 정치평론가는 워딩과 타이밍을 거론하며 메시지와 결단을 이야기했다.
 그렇다. 큰 정치든 작은 정치든, 중요한 것은 정치인 자신이 던진 메시지에 담긴 철학과 신념 비전이다. 언제 어느 곳에서 말을 할 것인지와 그에 따른 선택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결단 여부 또한 중요하다.
 다시 우리 지역문제로 포커스를 맞추면 충주시의회 천명숙 의장은 지난해 B농장으로부터 일부 의원들이 추석명절로 받은 홍삼세트 파문과 관련해 경찰조사가 마무리되면 대시민 사과를 하겠다고 했다.
 이 사건은 지난 3월 22일 김영란법 위반이란 결론으로 대충 끝났지만 수개월이 지나도록 공식사과나 입장표명은커녕 본보 비판기사에 대한 앙갚음으로 정론 직필하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속셈으로 지난 5월 23일 이슈 in 이슈 11탄과 관련해 모 밴드에다 법적조치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앞서 언급한 정치인의 자질 중 워딩과 타이밍 전부 다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이다. 민주당 밴드인지라 자존심 때문에 극약처방을 했는지 모르나 법적조치 운운할 만큼 당당한지 오히려 묻고 싶다.
 천 의장은 태양광 업자와의 금품수수 의혹 사건으로 경찰이 수사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부했다. 운 좋게 검찰에서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으나 아직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특히, 시의원이 관련 업자에게 돈을 빌렸다는 것 자체가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마지막 그물은 아직 남아 있다...
 
  이번 주 경찰 참고인 조사에 불응하니 다른 방법으로 조사를 도와달라는 수사관의 진의를 어디서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솔직히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두 번 다시 경찰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다 잡은 고기가 허술한 그물망을 쳐놓아 전부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세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실감이 날 정도로 범죄 하기 특히 뇌물 눈 딱 감고 집어 삼키기 너무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뇌물 제공자는 이해관계가 상충돼 줬다고 동네방네 떠벌렸지만 받은 자는 절대 받은 적이 없다고 하면 끝나는 세상이고, 주고받은 대화 내용도 휴대폰을 바꾸면 끝이라고 한다.
 더욱 가관인 것은 취중에 실언한 것이라면 수사기관이 더 이상 조사할 것도 부를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충주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저지른 두 사건의 공통점은 분명 뇌물을 주고받은 합리적 의심은 가나 실체적 물증이 없다는데... 
 그러나 세상은 결코 허술하고 녹록치 많은 아닐 것이다. 얼마 전 청주지방검찰청충주지청장으로 부임한 분은 검찰 내 특수통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지난해부터 검찰 관계자가 예의주시해 온 사건인 만큼, 뇌물수수에 대해 다시 조사할지 여부가 지역에 최대의 관심사다.
 여기에 고향으로 부임한 충북경찰청장도 마찬가지이다. 조직 내에서 촉망받는 두 거물의 출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설령 때를 놓쳐 두 곳에서 그냥 스쳐지나가더라도 마지막 그물은 아직 남아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불과 10개월 남겨 놓고 특히, 대선정국 결과에 따라 이 문제가 어떻게 수면위로 떠올라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옹고집 때문에 공직선거법위반으로 충주시장직에서 물러난 전직 두 명의 시장을 우리는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 그들의 운명을 바꾼 것은 알량한 자존심에 기인한 옹고집이 화근이었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민주당 중앙당이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소탐대실하는 우는 절대 범하지 않을 것을 확신한다. 그 길만이 충주지역위원회가 사는 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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