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신문]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행보가 총선 국면의 주요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재명 대표 체제를 비판하며 친명(친이재명)계와 갈등이 있는 비명계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만나고 있다고 밝히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 전 대표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신당을 창당할 경우, 이념적 스펙트럼을 넓게 가져갈 것"이라며 "비명계와도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의 언급에 대해 일단 민주당 내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다수다. 비명계도 '가능성이 없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는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6일 오전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에서 비명계의 이준석 신당 합류설에 대해 "개똥 같은 소리"라며 "비명계는 제가 만나고 있는데, 만나본 사람들은 헛소리라고 한다"고 일축했다.

 한 비명계 초선의원도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노련한 사람이라 당 안에서 '내가 이만큼 세력이 있다'고 주가를 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며 "그게 무슨 실체가 있겠느냐. 지금으로서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그냥 이 전 대표가 자기정치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탈당을 가정하더라도 차라리 비명계 비례정당을 만들지, 이 전 대표와 함께하는 것은 현실성 없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한 비명계 중진의원도 "가능성이 전혀 없는 얘기다. (비명계는)당을 바로잡는 것이 목표지, 탈당은 목표가 아니다"라며 "설령 탈당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 전 대표와 같이하면 배신자 프레임이 씌워서 아무것도 못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향후 총선 정국의 흐름에 따라 비명계가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재명 대표는 임기 초부터 '공천학살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며, 꾸준하게 당내 통합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고 있다.

 하지만 공천관리위원회나 선거대책위원회 등 주요 총선 기구의 '친명 일색' 인선이나, 공천룰 변경, 비명계에 대한 '컷오프'가 현실화 될 경우에는 탈당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비명계의 행보가 총선 구도의 핵심 요소로 떠오를 전망이다.

 우상호 의원은 "그 당(국민의힘)이나 우리 당이나 경선의 기회를 주지 않고 탈락시키겠다고 하면 억울하니 탈당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그런데 민주당은 경선의 기회를 주지 않느냐"고 했다.

 한 비명계 초선의원은 "비명계가 사전에 막연히 불안하다고 해서 조직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이재명 대표 체제가 큰 틀에서 무리수 없이 간다면 상황을 지켜보는 쪽으로 가지 않겠느냐"며 "공천룰을 건드리거나, 너무 유불리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행동이 있다면 그때는 여러가지 대응들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비명계 의원은 민주당 총선기획단이 전날 공천룰 변경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당이 이재명 대표 독주 체제로 가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분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당 중에 변하지 않는 쪽은 결국 분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준석 전 대표가 물론 보수라는 껍질의 한계는 있지만, 윤석열 정부의 불합리한 국정운영을 강하게 비난한다는 점에서 진보진영의 시선과 맞닿아 있다"며 "이 전 대표나 유승민 전 의원의 경우 중도층이나 합리적 진보층에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적으니, 공천 배제가 발생한다면 양쪽이 결집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중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