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홍윤(한국교통대 행정학과 교수)

 국회의원이나 시장이나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다. 그렇지만 무엇이 발전인지 명확하게 인식하지 않고 추상적으로‘발전, 발전’한다.
 그럼 무엇이 발전인가? 발전은 조금은 추상적이지만 그 개념에 전체성, 인위성, 계획성, 의도적인 변화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즉 자연 진화적으로 변화되는 것은 발전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발전은 양적 성장과 질적 변화를 의미한다. 이차원에서 충주시는 인구 30만의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7월 말 현재 충주시의 인구는 211,950명이다. 그 규모는 30년 전인 1984년 인구와 같은 규모이다. 충주시 인구가 가장 적었을 때인 1989년 195,082명과 비교하였을 때 25년 동안에 16,868명이 늘어났다. 매년 670명 정도 늘어났다는 수치이다.
 이러한 추이라면 단순 산술 평균으로 150년은 되어야 30만 명이 될 수 있다. 이 거짓말 같은 수치가 충주 발전의 목표로 제시되고 있다.
 그리고 주민 소득이 3만 달러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충주시의 1인당 개인소득에 대한 통계치는 알 수가 없다. 이미 3만 달러가 되어 있는지,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 수가 없다.
 박대통령은 국가의 목표로 국민소득 3만 불을 넘어 4만 불 초석을 다질 것을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담화문으로 발표하였다. 정부의 목표보다 낮은 것을 시정 목표로 제시하는 것은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발전은 질적으로 변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적으로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질적 변화를 측정하는 것으로 삶의 질 지수가 있다.  삶의 질 지수(Quality of life index, QLI)는 성평등·자유도·가족·공동생활의 수준과, 소득·건강·실업률·기후·정치적 안정성·직업 안정성에 대해 각각의 종합점수로 순위를 매긴 것이다.
 조금 오래된 통계이지만 2005년 이코노미스에 의하면 한국인의 삶의 질 지수는 전 세계에서 30위로 평가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것으로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가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개발하고 평가한 2014년 한국의 인간개발지수는 전 세계에서 15위로 평가하고 있다. 단순 지표만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좋은 나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지방정부의 발전 목표를 보면 삶의 질이나 인간개발 지수에서 강조하는 항목에 대하여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듯하다.
 충주 발전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아도 다른 지역과 별반 다르지 않다. 무엇이 삶의 질이고, 무엇이 인간다운 삶을 형성하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없는 듯하다.
 발전의 목표는 도전적이지만 실현 가능성이 있어야 그 의미를 가진다. 인구 30만의 자족 도시는 도전적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그렇다.
 주민 소득 3만 불은 도전적이지 않다. 우리를 정확하게 분석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제시한 발전상은 발전을 오히려 가로막을 뿐이다. 
 발전의 또 다른 징후로 다양성을 들고 있다. 어떠한 것이 발전된다는 것은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1960년대 라면의 종류는 한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그러나 오늘날 라면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졌다. 이를 라면 산업이 발전하였다고 부른다.
 사회가 발전되었다는 것은 사회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문화를 인정하고, 다양한 사상을 인정하며, 다양한 가치를 받아드려야 한다.
 충주의 발전 전략을 보면 다문화 정책은 있지만, 다양성을 인정하는 가치는 없다. 충주는 폐쇄적 사회가 가지는 끼리끼리 문화, 파벌문화로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문화 속에서 사회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충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문화를 형성하는 데 무엇보다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무엇보다 시민사회가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 충주 사회는 관변단체로 형성된 시민사회가 오히려 사회의 다양성을 억제하고 있다. 관변단체와 이익집단에 사회단체 보조금을 몰아주고, 이들을 동원하여 시책을 홍보만 한다면 사회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없다.
 발전은 다양성과 함께 주체성이 있어야 한다. 주체성은 남과 다른 것을 의미한다. “충주 하면 사과, 사과 하면 충주”의 시대는 지나갔다.
 450개나 되는 전국 온천에서 수안보 온천, 앙성 온천은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충주 밖의 사람들은 충주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를 가지고 않다. 그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도 충주 발전에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10여 년이 지나고 있지만, 세계무술축제를 아는 국민은 몇%나 될 것인가?
 충주가 발전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지역발전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그 의미를 명확하게 파악하여야 한다.
 충주와 지역이 발전되기 위해서는 정확한 양적 성장 목표와 함께 질적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다양성을 바탕으로 창의성을 육성하고, 지역의 주체성을 확립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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