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국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전 영 상

  충주호의 아름다움에 반해 도시를 버리고 충주호반에서 십 수 년을 살면서, 충주호를 가꾸고 알리며 살아 온 친구가 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풍경과 맛있는 커피가 있지만, 안타깝게도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쉽게 접근하기 어려워서인지, 그의 노력에 비해 많은 이들이 찾아오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와 같이 충주지역에는 경치 좋고 음식 좋은 곳들이 여러 군데 있지만 장사가 그리 잘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분절성 때문으로 보입니다. 각 곳이 음식이나 경관이 좋기는 하지만 밥 한끼 먹자고, 차 한 잔 마시자고 거기까지 일부러 찾아가기가 쉽지 않은 탓입니다. 길이나 지역을 단위로 하나의 중심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춰 서로 묶어 연계성을 갖춘다면, 누군가 한 곳에 가게 될 때 자연스레 다른 곳도 찾아가게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고속도로 건설이나 국도4차선 확장 등 여러 도로망이 개선되어 차들은 신나게 달리고 있지만, 충주경제에 미친 영향은 우리의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단지 도로망 개선에 관심을 기울였을 뿐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길이 뚫렸다고 돈다발이 그냥 굴러들어오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도로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중부내륙선 철도의 건설에 거는 시민들의 기대가 은근히 큰 것 같습니다. 특히 충주의 자연과 중원문화를 소재로 한 관광산업에 대한 기대도 자못 큰 것 같습니다. 개선된 도로와 철도가 지역경제를 개선시키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테마 찾기와 그 연계성 확보 그리고 체험성, 건강성, 중독성, 상호 경제성이 보장된 관광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제부터 관광은 그냥 보고 지나가는 여행이 아니라 직접 참여해서 체험하고 즐기는 관광이어야 합니다.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삶의 에너지를 회복하는 힐링 내지 건강증진 관광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한번 가서 보고는 ‘나 거기 가 봤다’고 평생 이야기하는 관광이 아니라 ‘한 번도 안 와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와 본 사람은 없다’는 말과 같이 ‘한 번 체험하고 나면 다시 와서 즐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매력 내지 중독성이 높은 관광이어야 합니다. 아울러 수요자의 경제적 효율성과 공급자의 수익성이 함께 보장되는 관광이어야 합니다.
  현대의 소비자는 매우 지혜롭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가격과 서비스의 비교와 선택이 순식간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요즈음 캠핑족들은 집 근처 마트에서 먹을거리, 쓸거리들을 모두 사가지고 캠핑을 갑니다. 심지어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대형마트가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캠핑장에는 정작 쓰레기와 오물만 쌓이기 쉽습니다. 만약 캠핑장 주변에서 먹을거리, 쓸거리들을 대형마트와 같은 질과 가격에 공급한다면 어떻겠습니까? 그리고 마트에서는 팔기 어려운 각종 직화구이나 바비큐, 지역의 음식물 등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면 어떻겠습니까? 이러한 방식이 소비자의 경제적 효율성과 공급자의 수익성을 함께 가져오지는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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