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국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전영상
1995년, 처음 민선지방자치단체장이 선출될 당시에는 보통 시민출신이 지방자치단체장에 당선되면 행정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여 행정적 실수나 정책실패를 저지를까하는 우려도 있었고, 행정을 잘 모르는 자치단체장에 대한 공무원들의 무시, 저항 또는 복지부동에 대한 기우도 있었다. 그런데 충주시의 경우는 전직 시장이 민선시장으로 선출되어 그러한 걱정을 한순간에 불식시켰다. 그 후 충주에서는 짧은 기간 동안만 정당관료 출신이 자치단체장이었을 뿐 나머지는 모두 행정관료 출신이었고 지금은 경찰관료 출신이다. 공직사회를 잘 아는 관료출신이 민선자치단체장이 될 경우 처음에 우려했던 요인들을 일소하고, 시민출신 자치단체장이 겪을 수 있는 공직 적응기간(?)이 최소화될 수 있으므로 지역발전이 상대적으로 빠를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런데 충주는 시민출신 지방자치단체장을 경험한 인근 도시들보다 앞서 발전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낙후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팽배해져가는 것 같다. 그 원인 가운데 하나로 관료출신 자치단체장의 경직성과 한계 등을 지적하는 견해도 많다. 그렇다면, 치열한 경쟁과 갈등 속의 21C 지방자치시대, 특히 충주와 같이 지역발전에 대한 요구가 높은 지역의 자치단체장이 갖추어야할 리더십과 자질은 무엇일까? 우선, 변화와 혁신의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과 주어진 자원과 기회를 효과적으로 조화시키는 상황적응적 리더십(contingency leadership) 그리고 시민과 함께하는 참여적 리더십이 제시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창의성과 사고의 개방성(openness)·유연성(flexibility), 저항과 책임을 두려워하지 않는 추진력과 불굴의 도전정신, 자치행정에 대한 지식과 경험, 지역사회에 대한 학습과 지식, 시민들과의 오랜 스킨십에서 우러난 공감대와 그 형성능력, 통합과 화합을 위한 조정능력, 그리고 광역 및 중앙정부와의 관계 등에서 필요한 정치적 역량과 폭넓은 인맥 등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장이 관료출신이건 시민출신이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리고 충주는 하나의 사회체계(social system)이다. 이는 다양한 구성요소들 간의 자율과 통합이 조화되는 가운데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와 같다. 이들의 움직임이 순방향으로 모여질 때 발전이 이루어지고, 역방향으로 모이거나 흩어지면 발전이 역행하거나 상대적 낙후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장은 지역사회의 다양한 갈등과 분열을 통합·조정해야하고, 시민과 집단의 요구와 의지를 수용·결집시켜야하며, 침체와 좌절을 극복하도록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그래서 지역발전을 위한 진정한 순방향으로 모두가 서슴없고 거침없이 달려가도록 이끌어야한다. 지역 내에서도 다양한 갈등과 행정수요가 쏟아지고 전국에서는 각 지방자치단체들 간의 치열한 무한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장의 노력이 아무리 쉼 없이 전개되더라도 혼자만의 전지전능함(?)으로 지역발전을 이룩하기는 어렵다. 자치단체장의 자치경험과 행정능력은 행정부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자치단체공무원들의 추종대응성(followership)으로 보완해야하고, 지역사회에 대한 정보와 지식은 지역 내 오피니언 리더들과 함께 나누어야 하며, 시민들과의 공감대는 상시적 대화와 스킨십을 통해 형성해야한다. 그리고 지역발전에 대한 창의적 아이디어는 지역 내외의 지식인들과 함께 창출할 수 있고, 정치적 역량은 출향인사들의 애향심과 협력을 독려함으로써 어느 정도 가능하다. 그러나 개방적이고 유연한 사고, 화합과 조정을 위한 보다 넓은 마음과 인고의 자세 그리고 불굴의 추진력과 도전정신은 스스로 반성하고 다짐하는 일상의 노력 속에서만 갖추어질 수 있다. 아울러 지역발전에 대한 확신과 열정 그리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시민들과 함께 끊임없이 쌓아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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