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종호 충주민주평통회장
정당의 존재 이유의 가장 근본은 정권창출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존재 이유도 선거에서 이겨 집권당이 되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이 정부를 비판하고 새누리당을 견제하는 것은 자기들이 집권당이 되기 위한 과정이고 방편이지 그것 자체가 목표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지금 새정치연합은 과연 집권의 의지가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새정치연합은 내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되는 것을 포기한 정당으로 보인다. 다른 말로 하면 정치 집단으로서의 존재 이유를 망각했거나 아예 야당으로 사는 것에 자족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다수 국민의 생각이 어떤 것인지, 국민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인지하고 그에 맞춰가야 하는데 새정치연합은 그럴 의사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단적(端的)인 예를 들면, 지난 11월14일 폭력시위 때 새정치연합이 보여준 태도다. 야당은 그날 온 국민이 TV로 똑똑히 목격한 민노총 등의 폭력·난동·파괴적 시위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의 언급도 없이 오로지 경찰의 '과잉진압'만을 맹비난했다. 과거 시위 때는 지상파 방송 등이 선후(先後)의 개념 없이 시위와 진압을 단편적으로 보도해 국민이 전모를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온 국민이 그 과정을 지켜봤다. 그리고 폭력의 정도(程度)와 물대포 대응의 정도를 비교할 수 있었다. 야당이 경찰의 '과잉'을 지적하려면 쇠파이프와 사다리의 '과잉'을 먼저 지적했어야 옳다. 그것이 바로 국민의 눈높이를 살펴야 하는 정당의 의무다. 새정치연합의 집안싸움이 국민의 실망을 배가시키는 처사다. 그나마 야당에 기대를 걸어보려고 했던 잠재적 지지자들마저 새정치연합의 치고받는 난투극에 진저리를 내고 있다. 지금 야당의 판도는 물러나면 곧 죽는 것이고 버텨야만 그나마의 권력(?)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살벌하고 엄혹하다. 내부 투쟁에서 이기는 것이 사는 길이겠지만 그러는 과정에서 국민의 기대를 외면하는 결과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새정치연합에는 지도자다운 지도자가 보이지 않는다. 당의 내홍을 다스리고 집권당과의 협조 내지 견제를 통해 당을 대도(大道)로 이끌어 갈 능력을 갖춘 지도자가 없다. 호남의 입장에서는 그래 봐야 영남끼리의 자리다툼이고 친노 끼리의 결탁이며, 누군가 지적했듯이 양초(兩初·두 초선의원)의 젓가락 싸움으로 비친다. 이런 상황의 새정치연합으로서는 들토끼와 산토끼를 잡으러 나설 여력이 없다. 그냥 '집토끼'라도 끌어안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집토끼가 민노총이고, 지난 폭력 시위를 주도한 세력이고, 누가 뭐래도 대통령과 집권당과는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철천지원수' 집단이고 세상이 두 쪽이 나도 야당 찍을 사람들이다. 그들만이라도 붙들고 있어야 여당 발목 잡아 챙길 것 다 챙기고 거들먹거리며 국회의원 갑질하는 재미가 쏠쏠한데 무엇 때문에 골치 아픈 여당질 할 것인가? 자기가 대통령 할 것도 아닌데…. 그런 새정치연합이 어찌 감히 11·14 폭력 시위를 비판할 수 있겠는가? 한국인은 원래 야당에 관대했고 비판 세력에 힘을 실어주고자 했으며, 이 땅에 민주화의 물꼬를 튼 것이 야당 세력이었기에 우리는 웬만하면 야당의 문제들을 덮어주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제대로 된 머리를 가진 야당과 지도자라면 다음 총선에서 국민의 마음을 사서 정권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불행히도 새정치연합은 그것을 포기한 것 같고 그저 지금 누리고 있는 '야당의 권력'에 안주하는 것 같다. 하긴 그 나마라도 유지할 수 있을는지는 두고 볼 일이다. 총선을 4개월 앞둔 시점에서 당력을 총집결해도 모자랄 판에 이전투구에 몰입해 있는 새정치연합, 대통령 선거를 2년 앞에 두고 그나마 존재감 없는 지도자들을 서로 껍데기 벗기는 데 혈안이 되고 있는 새정치연합이 이 땅의 유일한 문제의 현주라는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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