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영상 건국대학교 교수
   봄이 온다. 만물을 소생시키는 햇살이 봄을 몰아오고 있다. 그런데 100여년 침체 속에 잠자는 충주의 저력을 깨우고 역동의 기지개를 켜는 날은 언제일까? 지역에도 햇살과 같은 무엇이 있어야 발전의 봄이 오는가? 그렇다면 그것은 바로 100년 대계를 그리는 비전의 제시일 것이다.
  한반도의 중심도시 충주라는 말이 그저 구호에 불과한 것은 아니다. 충주는 이러한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번영과 침체 그리고 고통의 역사를 겪어왔다. 오랫동안 영남대로의 중심으로, 수운의 요지로 번영을 누렸던 반면에 왜군의 침략 루트로 팔천여 민관이 함께 몰살을 당한 아픔도 지니고 있다. 더욱이 일제강점기 이후 교통의 중심에서 멀어지면서 지금까지 침체와 낙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역의 발전은 결국 이러한 지리적 위치를 우선 고려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역대 충주의 리더들은 사통팔달의 길 닦기에 열중해 왔다. 이제 길 닦기의 최종판이라 할 수 있는 철길까지 동서남북으로 열리게 되었다. 드디어 동서남북의 고속도로와 고속철도가 제대로 건설되고 고속버스와 기차를 한 곳에서 자유롭게 옮겨 타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만 있다면, 이러한 교통인프라가 충주지역의 발전에 다시없는 동력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절호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후회없을 노력을 다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지역침체의 상징인 단월벌에 고속버스와 기차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복합환승센터를 만들고 그 역세권을 제대로 개발함으로써 충주발전을 견인토록하고 그 효과가 중부내륙권 전역에 퍼지도록 해야 한다. 
  최근 충청북도는 충북선 고속화를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금년도에 실시하도록 촉구했다. 그리고 국토교통부는 2월 4일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16~2025)의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 제3차 국가철도망계획에는 일반철도를 230Km 이상으로 건설하고, 역은 가능한한 도심에 두고 복합환승센터를 건설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미 중앙선 등 주요 철도는 모두 복선화가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 중부내륙선철도 건설계획은 단선에 최고속도도 200Km에 불과하고, 달신, 원달천 마을을 포위 또는 절단하고 있으며, 기존의 충주역 위치로 계획된 환승역은 화물터미널과 함께 사용하도록 되어 있어 혼잡과 불편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충주역의 화물량이 2일에 8량에 불과한데도 많은 콘테이너가 야적되어 있고, 교통 혼잡을 일으키고 있다. 만약 중부내륙선과 충북선의 화물이 함께 몰려와 쌓이고 환적된다면, 상상할 수 없는 혼잡과 불편이 예상되며, 모든 고통과 위험을 고스란히 충주시민들이 감당해야 된다.
  여객은 여객대로 화물은 화물대로 최적화된 위치에 두어야 철도의 효율성과 지역발전의 효과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 여객터미널은 건국대사거리에 버스터미널과 함께 복합환승센터로 건설하여야 하고 화물터미널은 금가 마사역에 두고 물류기지화해야 한다.
  최근 고속화를 추진하는 충북선이 과거 충주비료공장시절의 노선을 그대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화물과 여객의 수요가 거의 없는데도 굴곡이 많은 노선을 고집하여 철도의 속도를 늦출 필요가 없다. 고속화의 의미에 맞는 노선과 속도의 개선을 통해 장기적인 비용 절감과 효율성을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충북선은 중부내륙선과 나란히 금가 마사역까지 진행하고 그 곳에서 곧장 인등터널로 진행해야 한다.
  충북선만으로도 오랫동안 시달려온 달신, 원달천 마을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킬 수는 없다. 중부내륙선이 충북선과 나란히 직선으로 진행하여 그대로 단월강을 건널 수 있도록 노선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달신, 원달천 마을 주민들을 보상차원에서라도 역세권 주변으로 이주토록하고 그 자리에 복합환승센터를 건설해야 한다. 달천강을 건너온 철도가 계속해서 교량형으로 진행될 경우 과선교도 철거할 수 있으며, 교통사고의 위험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충북선과 중부내륙선의 도심구간을 함께 추진할 경우 중복 공사로 인한 예산 낭비와 주민불편을 방지할 수 있다. 
  지금은 편의성 높은 교통인프라를 우선 구축하여 인구의 유입과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시대이고, 제3차 국가철도망계획은 2016~2025년의 철도건설계획이다. 그런데 중부내륙선철도는 과거의 계획대로 올해부터 지어질 것이고 그나마도 공기인 2019년까지 완공이 불안하다.
  남들은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우리지역에는 이제야 겨우 신작로나 닦을까? 말까? 하는 격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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