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영상 건국대학교 교수

  봄 햇살을 느끼면서도 은근한 추위에 몸을 움츠리며 길을 가던 중, 갑자기 “기도할 수 있는데 왜 걱정하십니까?”라고 쓰여진 현수막이 눈에 뜨인다. 지역과 미래에 대한 여러 가지 우려와 희망이 뒤얽힌 우리에게 무언가 다가옴이 있는 말이다.

  얼마 전 충북선을 강릉원주선과 연결시키려는 충청북도의 계획과 어느 국회의원 후보의 중부내륙선의 고속화.복선화에 관한 발언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는 철도의 경쟁력과 효율성 향상에 절대 필요한 것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선 간 연결이나 고속화.복선화는 하나의 기반조성이다. 여러 곳에서 기차가 오고 안전하게 빨리 지나가기만 해서는 지역발전과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기반 위에 지역발전의 직접적인 견인장치가 있어야 한다.
  중부내륙선철도의 초기 노선을 변경하여 금가지역으로 우회시킨 명분이 충주북부권의 발전이었다. 그런데 금가 마사역이 생기리라는 처음의 기대와는 달리 신호장이 계획되어 있다. 마주 오는 기차를 피하기 위해 잠시 멈춰 선다고 지역발전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많은 국가예산을 추가하여 철도를 우회시키는데 지역발전을 이끌 역과 역세권을 만들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 지역을 발전시키겠는가? 우회하느라 늘어난 건설비와 운행시간은 물론 수많은 승객들의 시간과 기회비용까지... 비경제성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직접적인 지역발전 견인장치를 만들지 않는다면 중부내륙선철도의 충주북부권 우회는 일종의 원인무효(?)이다.
  또한 중부내륙선철도는 충북선으로 인해 오랜 고통에 시달려온 달신, 원달천 마을의 고통을 해소하기는커녕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과선교를 우회하는 노선이 충북선과 함께 마을을 절단하고 포위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두 철도의 환승역이 기존 충주역으로 계획되어 있어 화물의 환적과 야적까지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 충북선만으로도 좁고 혼잡한 충주역을 두 개의 철도를 함께 갈아타고 대기까지 하는 환승역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이다. 그리고 지금의 충주역과 버스터미널의 위치와 상황으로는 기차와 버스의 환승의 편의성을 제공하기는 매우 어렵다.
  또한 현재 2일에 8량 정도의 화물이 발생하는데도 충주역에는 많은 컨테이너들이 야적되어 있다. 앞으로 두 철도의 화물이 몰려들고 중앙선과 경부선의 혼잡을 피해 중부내륙선의 화물이 증가한다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더군다나 철도화물은 화학물질, 폭발물 등 위험물을 많이 취급하는데 기존의 충주역은 도심에 있다.
  다행히 멀지 않아 충북선 고속화 예비타당성조사를 시작하고, 중부내륙선의 충주역 이후 구간 공사를 발주할 것 같다. 새로운 철길을 놓고 역을 마련한다면 이러한 문제들을 우선 해결하고 지역발전을 견인할 최적의 대안을 모색해야 함이 당연하다. 
  중부내륙선의 달신, 원달천 마을 구간을 직선화.교량화하고 과선교를 철거해야 하며, 그 자리로 충주역을 충주공용버스터미널과 함께 이전하여 복합환승센터를 건설해야 한다. 그래서 1,203억이 투자되는 충주종합스포츠타운의 활용도를 높이고 지역발전을 함께 견인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미 폐쇄된 목행역, 동량역을 통과하는 충북선을 수정하여 금가 마사까지 중부내륙선과 함께 나란히 가고 거기에서 곧장 인등터널로 향해야 한다. 금가마사역에 화물터미널을 두고 철도물류기지화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충주북부권의 발전과 충주호 우안지역의 관광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제안에 대해 일부에서는 중부내륙선의 완공이 늦어지거나 예산 확보의 어려움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시작된 국가사업이 1Km 남짓한 구간조정과 역사 이전으로 인해 공사기일이 늘어나기 보다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문에 국가예산이 집중되어 공기가 연장될 우려가 더 크다. 또한 복합환승을 위한 기본시설과 업무, 상업, 문화 공간의 투자를 별개로 추진할 수 있다. 서울 강변역과 동서울터미널의 환승부분만 붙여짓는다면 얼마나 많은 예산이 필요할까? 무엇보다 긍정적, 적극적 사고가 필요하다. 
  “기도할 수 있는데 무엇이 두려울 것이며, 노력할 수 있다면 무엇이 어렵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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