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영상 건국대학교 교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선거 결과에 대해 공천갈등과 분열에 대한 민심의 표현 또는 여당에 대한 실망으로 묘사하고 있다. 사실 이번에도 우리 국민은 위대했다. 민심은 천심이라 하던가? 국민의 결정은 정말 미묘하게 정교했다. 여당에겐 무소속 당선인의 복당까지 고려하여 꾸짖으면서도 제1당이 되게 하였고, 야당에겐 승리 속에서도 자만하지 못하게 했다. 제3당에겐 희망과 한계마저 동시에 인식시켰다. 그리고 모두에게 다음 대선에 대한 희망과 새로운 변화의 과제를 함께 남겨 주었다. 그래서 21세기 대한민국의 희망이 다시 느껴지기도 한다.
  전국의 선거판이 복잡하게 요동치는 가운데 충주지역구는 전국의 풍향계가 크게 작동하지 않은 채 조용하고 점잖은 선거가 치러졌다. 우선 지난 선거와는 달리 예비후보들도 많지 않았고, 선거에 나선 두 후보들이 일찌감치 공명선거합의문을 발표한 때문인지 불법선거운동은 물론 음해성 소문조차 없이 깨끗한 선거가 치러진 것 같다. 때문에 전국적으로 당선인 104명을 포함해 1,267명이 선거사범으로 수사 중이지만 충주는 단 한건도 없는 가장 모범적인 청정선거구가 되었다.
  이렇듯 깨끗한 공명선거를 기반으로 정책과 공약에 대한 토론이 치열하게 전개될 때 지역발전을 위한 훌륭한 대안과 추진력이 발생한다. 그런데 이번 충주지역의 선거는 치열한 정책공방은 물론 획기적인 지역발전 공약이 눈에 띄지 않는다. 정책중심 선거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치지망생들이 나와 자신들의 소신과 이념에서 비롯된 지역발전 정책과 공약들을 제시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후보군이 결정되고 최종 선거에 이르기까지 지역발전을 위한 거대한 담론이 지속적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그리고 당선 후에도 이들의 공약이행과 정책추진 과정을 감시하고 지원해야 한다.
  선거의 끝은 오히려 새로운 시작이다. 이제부터 당선인은 자신의 정책과 공약을 철저히 수행하고 유권자의 희망과 기대를 위해 최선을 다 함은 물론, 상대 후보의 공약 가운데 훌륭한 것이 있다면 과감히 수용해야 한다. 유권자는 당선인의 공약실천과 지역발전을 위한 노력을 감시하고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음 선거에 보다 많은 예비 후보자들이 나와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하고 참신한 정책을 제시하고 거대 담론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누구나 꿈을 가질 수 있다. 지역의 미래에 대한 꿈과 소신을 가진 이들은 자신의 꿈과 소신을 펼치기 위해 남들보다 더 노력하고 기여할 수 있다. 그래서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이러한 꿈을 꾸고 그 꿈을 구체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 꿈이 없는 사람보다 꿈이 있는 사람이 더 노력할 것이며, 지역의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 많을수록 지역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사람도 더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선거는 바로 내년 대선이다. 대통령선거가 전국적 투표성향과 중앙정치의 영향을 크게 받는 탓에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새로운 변화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정당별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반영될 것이다. 그러나 오랜 사회구조적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고 평화통일을 위한 확고한 기반을 마련해야 함은 모든 정당과 후보들에게 공히 요구되고 있다. 이는 과거 압축성장과정에서 비롯된 사회구조적 문제의 고착화와 이미 깊은 국제관계와 높은 해외의존도를 가진 경제구조 그리고 주변국가의 이해와 협력이 우선시 되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 때문이다. 따라서 능숙한 국정 경험과 중도적 이념 그리고 국제적 감각과 역량을 지닌 인물들이 나와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제시하고 수행능력을 평가받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2018년 지방선거에 많은 예비후보들이 나와 이미 계획된 정책 사업이나 헛된 인기 영합적 공약이 아닌 진정한 소신과 철학에서 비롯된 다양하고 참신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논쟁하는 가운데 충주발전을 위한 거대 담론이 형성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충주의 지혜와 실천의 추진력을 모으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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