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영상 건국대학교 교수
   며칠 전 새벽 서울행 첫차를 타러 버스터미널에 갔다. 일찍 서두른 탓에 차를 타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으나 터미널 주차장은 닫혀있고, 주변에는 차를 안전하게 주차할 마땅한 곳이 없었다. 이곳저곳 골목길이나 남의 건물 옆 빈 공간이라도 찾아 헤매다가 겨우 멀찌감치 있는 주차장을 찾아 주차를 하고 허겁지겁 버스를 탔다. 
  터미널 옆 주차장이 터미널 주차장인지? 롯데마트 주차장인지? 궁금했다. 몇 년 전에도 이런 불편에 대해 지역 지도층 몇 분과 개선방안을 논의한 적이 있었지만 아직도 해결되고 있지 않는 문제이다. 
  시민들이 편안하게 차를 대고 서울이나 청주와 같은 인근도시에서 일을 보고 돌아올 수 있는 여건이 왜 마련되지 않는지? 충주시가 땅이 좁아서인지 아니면 지역사회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들이 주로 자가용이나 관용차만 이용하다보니 시민의 불편을 잘 모르거나 관심을 갖지 않아서인지도 모르겠다.
  지난 선거에 여러 가지 공약과 정책이 나왔고 그 가운데 중요한 이슈 하나가 수도권 철도시대의 개막이었다. 수도권 철도에 편입된다는 것은 편안하게 기차를 타고 서울과 수도권 도시들을 다녀올 수 있다는 말이고 여기에는 자가용, 자전거 등 자가 교통 수단을 비롯한 다양한 연계교통수단을 자유로이 활용하여 철도와 환승할 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마련해야한다는 말이다. 즉, 자가용이든 자전거든 쉽게 주차해 놓고 서울이나 경기도 지역을 다녀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고, 그래야 수도권 철도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지금 충주지역은 버스터미널의 주차장뿐만 아니라 수도권 전철시대의 개막을 기다리는 충주역의 주차시설조차 활용하기 매우 불편하다. 심지어 손님을 마중 나가도 차를 대놓고 기다리기가 불안하다. 더욱이 충주역은 충북선과 중부내륙선이 마주하는 환승역으로 지정되어 있는데도 특별한 개선계획이 없다. 그저 중부내륙선이 지나가는 철로를 하나 더 놓고 그 철로를 건너가는 건널목 대신 육교를 놓겠다고 한다. 이것으로는 충주역이 환승역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도 어렵고 지금의 불편만이 더욱 심화될 것이 자명하다.
  우리가 나가는 길이 편해야, 우리를 찾아오는 이들도 쉽게 올 수 있고 더 많은 이들이 올 수 있다. 지금 충주는 중부내륙선의 개통과 충북선 고속화의 기회를 활용하여 지난 100년의 낙후를 딛고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려는데 시민 모두의 간절함이 뭉쳐있다. 
  중부내륙선과 충북선이라는 교통인프라를 지역발전에 활용할 수 있는 최선의 연계시설과 지역사회 대응전략의 실천을 통해 최대한 많은 이들이 손쉽고 편리하게 충주에 오도록 해야 한다. 그냥 지나가거나 주변에만 머물다 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생활 속, 문화 속으로 깊숙이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실질적인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 길만 뚫리면 지역발전이 그냥 다 될 것처럼 생각했었다. 그런데 고속도로 개통 이후 우리 주변이 변화되기는 했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지역발전에 기여하지는 못한 것 같다. 이는 우리가 중부내륙고속도로 활용정책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중부내륙고속도로는 확장을 요구해야 할 만큼 교통량이 급증하고 있다. 충주를 중심으로 하는 철도교통 역시 이렇게 급속히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성장이 지역발전의 토대가 되기 위해서는 충주발전에 필요한 철도활용정책을 구현해야 한다. 그리고 철도교통의 성장에 따라 버스교통체계도 변화될 수밖에 없다. 고속도로와 철도, 기차와 버스의 상생을 통한 지역발전의 견인장치가 바로 복합환승센터와 물류기지이다.
  우리가 편하게 차를 대고 서울과 청주를 다녀올 수 있다면, 충주를 찾는 분들이 편리하게 기차로 도착해서 손쉽게 버스와 택시로 갈아타고 우리 생활 속 깊숙이 들어오거나 인근지역을 찾을 수 있도록 할 때 비로소 우리는 수도권 철도시대를 맞이할 수 있고, 진정한 사통팔달의 한반도 중심도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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