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영 상 (건국대학교 교수)

   유난히 뿌연 하늘을 보며 오늘도 미세먼지 ‘매우 나쁨’을 생각한다. “언제까지 우리는 어쩌면 ‘독’일지도 모를 먼지들을 마시고 살아야 하는 것인가?” 미세먼지의 발원을 단순히 중국이라고 생각해 온 우리에게 얼마 전 경유 차량과 자동차 타이어가 주된 원인 중 하나라는 사실이 보도되었을 때 충격은 작지 않았다. 결국 우리가 보다 저렴하게 사용하기 위해 만들었던 경유차와 시멘트 도로가 우리의 일상을 더욱 가로막고 병들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인가? 

  정부에서도 이러한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고려한 것인지 청정 교통수단인 철도에 관심이 더 높아지기 시작한 것 같다. 지난 2월 발표된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립연구(2016~2025)’를 보면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대기환경개선에 맞추기 위해 철도중심의 녹색교통체제로 전환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이 보고서는 철도를 통해 성장 잠재력 있는 도시의 지역개발을 촉진하고 이를 통해 국가의 신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철도에 대한 국민과 정부의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는 이때 충주지역에 새로운 철도의 공사가 시작되고 있다. 부발에서 분기되어 문경을 거쳐 김천에 이르는 중부내륙선 철도가 부발~충주역 구간의 공사가 이미 진행 중이며, 제6공구(충주역~살미 세성)의 공사가 발주될 즈음에 이르러 있다. 
  그런데 이 구간의 철도건설계획을 보면, 달천동지역을 충북선철도와 과선교를 우회 통과한 후 단월벌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도록 되어 있다. 기존의 계획대로 철도건설이 이루어진다면, 달신.원달천 마을은 철도에 의해 완전히 절단되고 포위되는 상태가 될 것이며, 단월벌을 좌우로 분단시키게 될 것이다. 이는 기존 충북선 철도만으로도 오랜 세월 고통을 받아온 달신.원달천부락 주민들의 고통을 더욱 심화시키는 것이고, 새로운 도시의 분절과 낙후지역을 발생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그동안 충주시민들은 중부내륙선 철도 충주시 도심구간의 기본계획을 변경하여 도심구간의 전면적인 지하화를 여러 차례 요구해 왔다.  
  단월벌은 언젠가는 기존 도심과 서충주를 잇는 충주의 중심으로 발전해야할 도심주변 최고의 미개발지역이다. 단월벌이 외지인의 눈에는 단순한 농촌지역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 충주인들은 단월벌에 100년의 미래를 세우고 있다. 
  만일 단월벌을 가로지르는 철도가 생긴다면, 도시의 발전은 일부분에 국한되고 철길 건너편은 낙후지역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충북선에 의해 분절된 칠금동과 금릉동 지역이 어디까지 어떻게 발전되었고 왜 침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지 깊이 체감하여 왔다. 
  서울지역 주민들은 기존 지하철의 지상구간의 지하화를 추진하고 있다. 도시의 분절과 이로 인한 기형적 발전 그리고 주민피해를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기존의 철도도 지하화를 추진하고 있는 시대에 새로이 도심구간을 분절시키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만일 중부내륙선 철도가 기존의 계획대로 건설되거나 일부분만 지하화 된다면 나머지 구간  지상구간의 철도는 도시를 분절시키거나 마을 앞을 막아서고야 말 것이다. 이는 또다시 달신.원달천 마을과 같은 끝없는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고, 도시 분절에 따른 새로운 지역의 낙후와 장기 침체를 강제하는 것이다.
충주시민들은 중부내륙선철도가 충주의 발전의 동력이 되고 충주의 발전이 중부내륙지역의 발전을 견인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성장에 기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그저 안일한 사고와 경제논리에만 사로잡혀 단순히 저렴한 길을 택하거나 미래를 위한 우리세대의 역할을 회피한다면, 우리는 결국 미세먼지와 같은 또 하나의 ‘후회’를 만들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자신을 희생시키게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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