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영 상 (건국대학교 교수)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한다. 이 말은 인위적인 노력만으로는 제대로 된 변화를 이룰 수 없고, 여러 조건이 함께 무르익을 때에만 진정한 변화가 이루어진다는 뜻일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항상 변화되고 있지만 모든 변화가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긍정적인 변화를 발전이라고 한다면 부정적 변화는 퇴보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언제나 변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억지로 변화를 강요한다고 해서 그 결과가 항상 긍정적이지는 않다. 
  변화를 추구하는 강도와 속도도 중요하다. 모든 작용에는 반작용이 있듯이 변화를 추구하는 강도와 속도에 따라 역발전과 저항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시운’이나 ‘순리’를 이야기하였고, 불교에서는 윤회와 인연을 이야기해 왔다. 이는 세상의 변화가 긍정적 방향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자연의 순리와 도리에 따라 일이 도모되어야 하고, 환경과 상황 그리고 인간의 순수 의지의 조화 속에 일이 추진되어야하며 충분히 성숙될 때까지의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사회적 변화를 인위적.긍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정책분야에서는 M. D. Cohen의 쓰레기통모형과 J. W. Kingdon의 정책흐름모형 등이 나타났고, 우리나라에서는 한정일의 4차원의 시.공간모형 등이 제시되었다.
  복잡하고 불확실한 상황 하에서의 의사결정이나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위한 정책결정에 대해 쓰레기통모형에서는 사회적 문제, 다양한 해결책과 참여자들, 의사결정의 기회 등이 쓰레기통에 여러 가지 물건들이 섞여있듯 우연히 함께 모여 무작위적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를 발전시킨 정책흐름모형은 사회적 문제의 흐름, 정책의 흐름, 정치적 흐름이 각기 진행되다가 특정 시점에 이르러 이 세 가지 흐름이 교차될 때 정책의 창이 열리게 되고 정책결정이 이루어진다는 이론이다.
  이에 비해 4차원의 시.공간모형은 보다 구체적이고 당위적 측면을 강조하는 상황분석이론이다. 공익과 같이 정책이 추구해야할 당위성과 가치를 1차원, 현재의 실태와 상황을 2차원, 전통이나 관습 등 단위체의 특성을 3차원으로 설정하여 사회문제를 긍정적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당위적 전제 하에 정책문제와 그것이 발생한 사회적 상황 그리고 이를 해결해야할 조직 또는 단위체의 특성과 행태를 함께 고려하여 문제와 상황을 정의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려는 것이다. 여기에 발전적 변화를 추구하려는 노력의 조건인 시간의 가속화 요인으로 지도자의 리더십, 집행체제의 효율성, 거버넌스의 활성화, 사회적 일체감을 제시하고 4차원으로 설정하고 있다. 
  세상의 변화에 대한 이러한 말씀과 이론은 개인 또는 단체의 일들이나 국가 또는 지역의 정책적 차원에서도 다 같이 적용되는 듯하다. 우리 지역의 경우에도 변화와 발전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여러 차례 전개되어 왔다.
  특히 혁신도시나 기업도시의 유치운동이나 중부내륙선철도 제6공구 도시구간 지하화 등이 그렇다. 이러한 일들과 관련하여 결정 이전부터 오랫동안 배경적 상황이 전개되어 왔고, 여러 사람들의 대안 제시가 있었고, 시민들의 참여와 외침이 있었다.
  결국 지역사회의 노력이 오랫동안 쌓이고 뭉쳐져서 변화를 일으켰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지역사회의 바른 의지와 지혜가 잘 작동될 때는 긍정적 발전과 성공을 가져왔으나 의지와 지혜가 부족할 때는 부정적 결과와 실패를 초래해 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우리 지역은 정치.사회적 측면이나 국토개발의 차원에서 다양한 변화에 직면해 있다. 이는 우리에게 변화의 긍정적인 기회이자 동시에 부정적 기회도 될 수 있다.
  지역의 긍정적 발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시간의 가속화요인 가운데 지역의 현실과 미래를 함께 통찰하는 지혜를 가지고 지역사회의 의지를 축적하고 상황을 조성해 나갈 수 있는 통찰과 혁신의 리더십이 가장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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