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영 상 (건국대학교 교수)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충주의 미래나 발전과 관련하여 문화관광을 이야기해 왔고, 그 배경으로 충주가 중원문화의 본고장이자 한반도의 중심도시라는 것을 제시해 왔다.
  그런데 전국의 어느 도시를 가 보아도 문화관광을 이야기하지 않는 도시가 드물고, 나름대로 자기만의 특징과 장점을 자랑하고 있다. 이는 문화관광을 통한 지역의 발전이나 미래를 창조하는 것도 전국 또는 세계의 많은 도시들과 치열한 경쟁을 치뤄야함을 의미한다.
  지금 전국적으로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는 지역은 당연히 자연환경이 빼어나거나 특별한 역사성과 문화적 특성을 배경으로 한다. 크게 성공했다는 함평의 나비축제나 대천의 머드축제도 함평벌판에 나비가 없거나 대천에 넓은 해수욕장과 진흙이 없다면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충주지역의 자연과 문화가 다른 어느 지역에도 뒤처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충주에 강원도의 설악산과 같이 빼어난 경관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경주와 같이 고유한 문화재가 많은 것도 아니다. 또한 용인이나 홍천과 같이 놀이시설이나 휴양시설이 있어서 수도권 인구가 즐겨 찾는 지역도 아니다.
  사실 충주지역의 발전이 더디고, 관광인구의 유인이 쉽지 않은 이유는 특별히 큰 기업이나 특성있는 산업이 발전하지도 않았고, 휴양 또는 오락 시설이나 기관 등 랜드마크가 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원문화 자체가 강한 특징을 갖지 않는 한반도의 보편적 문화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원문화권은 한반도의 남방문화와 북방문화가 혼재되어 있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는 중원문화가 오랫동안 한반도 각지의 다양한 문화들이 몰려들어와 혼재되고 융합되어 재창조된 ‘중심문화’라는 근거이다.
  중국이 중화(中華)라 하여 스스로 세계의 중심에 있는 문화임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역사를 보면 수많은 이민족의 침략과 지배를 겪어왔다. 이렇듯 ‘중심’이라는 지정학적 위치는 나의 힘이 강할 때는 세계만방으로 뻗어나갈 수 있지만, 나의 힘이 약할 때는 사방에서 침략을 당할 위치에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중원문화는 한반도의 중심에서 형성된 문화이기 때문에 독특한 역사적.문화적 특성은 없지만, 쉽사리 다른 문화와 융합할 수 있고, 새로운 선진문화를 창조하여 다른 지역에 저항없이 전파할 수 있는 잠재력이 내재된 문화이다.
  지금 전국의 문화관광의 경쟁은 새로운 테마의 발굴과 스토리텔링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 나갈 것을 재촉하고 있다. 삼척과 정선의 레일바이크나 봉화의 은어축제와 같이 버려진 시설을 활용하거나 부족한 자원을 재창조해서라도 관광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특별한 산업이나 기업이 없고, 수도권 상수원인 수자원의 보호 그리고 제조업을 비롯한 산업생산구조의 세계화라는 자연적.지리적.경제적 환경의 제약을 가진 충주지역의 발전은 우선 문화.관광.예술.스포츠의 활성화와 중원문화의 재창조 그리고 이를 통한 유동인구의 확보와 경제활성화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치열한 유치경쟁시대에서 문화관광 분야의 승리는 결국 누가 더 문화관광요소의 특성을 창출하고 연출해내느냐 하는 것이며, 누가 더 많은 이벤트와 대규모 행사를 유치하고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느냐하는 것에 달려있다. 
  충주가 한반도의 중심에 있다고 해서 그냥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사통팔달의 도로망을 통해 그냥 지나쳐가거나 도시의 외곽에서만 머물다가 돌아가서는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충주지역 깊숙이, 지역민의 생활 속으로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축제 하나라도 도심 속에서 또는 마을 주민과 함께 진정으로 어우러지는 축제로 개최되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새로운 중원문화로 재창조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문화와 관광의 성공은 곧 중원문화의 중흥과 충주의 발전을 의미한다. 따라서 중원문화의 창달과 충주의 미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사회를 이끌 문화.관광.예술.스포츠에 관한 엔터테이너 또는 CEO형 리더십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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